무서운 공주들 - 동화책에는 없는 진짜 공주들 이야기
린다 로드리게스 맥로비 지음, 노지양 옮김, 클로이 그림 / 이봄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동화책에는 없는 '진짜' 공주들 이야기라고 하는데 왜 하필 책의 제목을 '무서운' 공주들이라고 했을까, 싶다. 처음에는 동화의 원전이라 할 수 있는 잔혹동화에 실려있을 법한 공주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그런 만들어진 이야기속의 공주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존재하는 역사속의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인 것을 알고 조금은 더 기대가 됐다. 그런데 왜 한국어판에는 실제의 공주 모습과는 다른 이미지로 느껴지는 일러스트를 넣었을까,가 또 궁금했다. 일러스트가 이 책을 너무 가벼운 이야기로 만들어버린 것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독자들에게 이 책의 공주들이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그리고 읽는 맛뿐만 아니라 보는 맛까지 선사할 수 있도록 컬러 일러스트가 새롭게 삽입되었고 더불어 이는 역사책보다는 이야기책에 가까운 이 책의 성격을 더 강조하려는 목적"이기도 하다는 편집자의 글을 읽어보니 또 그말이 더 와닿기도 하다.

물론 책을 읽기 전에 이 글을 읽었다면 괜히 글을 가볍게 만드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을지 모르겠는데 책의 내용을 읽고나니 어떤 의미인지 정확히 와 닿는다.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인물이라거나 엽기적인 기행으로 유명해진 인물들 보다는 내가 알지 못하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많기도 했고 그들의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이 적나라하게 적혀있어서 '이야기 책'에 더 가깝게 읽는 것이 이 책의 재미를 더해주는 것은 사실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첫부분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역사적인 의미를 찾으려 하다보니 뭔가 이야기의 중심부로는 들어가지 않고 겉핥기만 하다가 이야기를 끝내버리는 듯한 느낌에 조금씩 책이 재미없어지려고 했는데 이야기의 관점에서 읽기 시작하니 좀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일곱개의 장으로 나뉘어 각각의 주제에 맞는 전세계의 공주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자신만의 전쟁을 치른 공주들, 그러니까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열어나간 공주들에 대한 이야기, 권력의 중심에 서거나 음모와 계략으로 부귀영화를 누리려 한 공주들, 조금은 이해가 되지 않는 논란을 일으킨 선택을 했던 공주들, 인생을 즐기고 성적문란함으로 악명이 높은 공주들과 미쳤거나 거의 미친 정신이상자인 공주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엄밀히 말하자면 '공주'가 맞는지 혈통이 의심스러운 몇몇 사람도 있지만 오히려 그런 인물의 이야기가 더 흥미롭게 읽히기도 했다.

저자는 역사 속 공주들이 살아 숨쉬는 진짜 인간이었으며 그들의 인생 굴곡을 따라가면서 그들에게 씌워진 신화를 벗기고 최대한 진짜 사람에 가깝게 그리려 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역사의 기록이라는 것이 승자의 기록이고 보는 관점에 따라 편견과 왜곡이 클수밖에 없는데 여성에 대해서는 그것이 더 심하다고 볼 수 있어 "이 이야기들 중 일부는 풍문과 소문과 가정에 기초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모든 것을 감안하고 '무서운 공주들' 이야기책을 펼쳐든다면 무척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현명한 공주들'이라는 테마를 하나 더 넣어서 지혜롭게 삶을 살아간 공주들의 이야기도 담겨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우리나라의 평강공주나 선덕여왕은 어떨까.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무서운 공주들'에 어울리는 인물은 선덕여왕보다는 '미실'이 더 가깝겠구나. 뭐 그렇다면 이미 분류되어 있는 '전략가'에 넣을 수 있으려나?

조금 엉뚱한 생각인듯하기도 하지만 신데렐라나 백설공주보다는 바리데기공주가 더 멋지고 훌륭하다는 것이 '무서운 공주들'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과도 일맥상통하지 않을까 라는 것은 내가 너무 멀리 돌아가고 있는 것일까.

책을 읽고 나니 우리 시대의 진정한 공주에 대한 생각이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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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8 03: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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