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먹고 잠깐 비품사러 다녀왔더니... 온 몸이 추욱 늘어진다. 땀을 많이 흘려 여름에 돌아댕기는 걸 정말 싫어하는데, 어쩔 수 없이 나갔다 오면 찜통에 들어갔다 온 사람처럼 흠뻑 젖어들고말아서...
게다가 사무실 에어컨은 오래돼도 너~어무 오래 된거라 낡은데다가 평수에도 맞지 않는 작은거여서 '냉방'이라고 하기엔 온도가 너무 높아. 햇볕을 제일 잘 받는 남향이라 오후 이시간쯤이면 사무실 자체가 달궈져서 에어컨 틀고 선풍기를 돌려도 그닥 시원함을 느끼지 못할지경인데...
이런 한탄을 늘어놓기는 하지만, 오늘 강정평화순례대행진을 시작하며 이 땡볕에 길을 걷는 이들보다는 엄청 시원하게 있는 것은 사실이니 그닥 불평을 늘어놓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어쩌면 오히려 이 시간에 길을 걷는 것이 더 좋을지도 모르지. 실컷 땀을 흘리면서 이 땅의 평화를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것이니.
아까 잠깐 은행에 들렸는데 티비 뉴스 화면에 미쓰비시 '강제징용과 전쟁포로는 달라...' 뭐 그런 자막이 보이던데.
그 말도 안되는 이야기들을... 어찌할꺼나.
다시 쓰는 한국 현대사는 재발간된거겠지? 저 안에 담겨진 이야기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또 몇이나 될런지.
할일이 많은데, 생각이 더 많아져서 잠시 멍..해지고 있는 오후.
의식과는 달리 몸은 한없이 게으름에 빠져 에어컨과 선풍기 바람을 맞으며 점점 더 지방을 축적해가고만 있을뿐인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