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 남미 - 그 남자 그 여자의 진짜 여행기
한가옥.신종협 지음 / 지콜론북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19금 남미, 라는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무엇을 상상했을까? 아무래도 남미의 개방적인 성문화, 동성애자들의 삶의 모습이 담겨있는 것 아닐까 라는 생각을 얼핏 했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이 책의 제목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진짜' 여행기에 더 무게를 싣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러니까 잠깐 남미를 훑어보는 것으로 그곳을 여행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라는 이야기이다. 잠시 머무르며 여행을 한 사람은 결코 알지 못하는, 생활자로서 체험한 남미의 속살을 보여주고 있는 이야기,라고 느껴지는 19금 남미는 그 남자와 그 여자가 함께 여행을 떠나 각자의 관점에서 쓴 이야기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 남자는 남미의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체험한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는데, 이 남자는 처음부터 '여행'이라기보다는 한국의 생활을 정리하고 이민을 가는 것처럼 모든 것을 다 정리하고 떠났다. 어쩌면 그래서 돌아가게 될 그곳을 기억하지 않고 떠도는 여행길에서 머무르고 싶은 곳을 찾는 마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가끔 선교사로 남미에 파견된 신부님들 이야기를 읽게 되거나 예전에 그곳에서 선교생활을 하던 신부님에게서 남미는 결코 녹록치않은 곳이라는 것을 느꼈지만 가진 것을 모두 털리고, 길에서 강도를 만나면 돈을 빼앗기는 정도는 정말 다행이고 대부분은 버스를 탔다가도 총 든 강도를 만나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었지만 솔직히 현실감 있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엄연한 남미의 현실이라는 것이다. 왠지 너무 부정적으로 느껴지는 이야기만 하고 있는데,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남자의 남미이야기에는 흥겨움이 있고, 문화가 있고, 자연의 모습이 담겨있다. 그래서 위험하다는 인식에 앞서 '그곳에 가고 싶다'라는 욕망이 생겨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 여자의 이야기는 정확히 여행을 떠난 이야기라기보다는 콜롬비아에 정착해서 호스텔을 운영하며 체험하고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두 사람의 접점은 아마 콜롬비아의 호스텔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공간적인 접점이 아니더라도 남미에서의 생활은 그 남자와 그 여자의 이야기를 이어주는 무엇인가가 있게 느껴진다.

남미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곳의 역사는 어느 한 특정 국가만을 끄집어 내어 이야기하기보다는 남미를 떠올릴 때 같이 떠올리게 되는 그들의 억압되고 수탈당하며 고통받은 사람들, 혁명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정치, 사회적인 상황에 대해 남미가 하나의 나라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역사를 외면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더욱더 그런 느낌을 갖게 되었는지도 모르겠고.

뭐라 딱 꼬집어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이들의 이야기가 - 물론 남미의 전부라고 할수는 없는 것이지만, 남미의 현실이며 그것은 곧 과거의 모습이며 미래를 들여다보게 된다. 그리고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은 이야기가 담겨있지만 그럼에도 남미의 아름다움을 들여다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기 시작한다. 그 남자와 그 여자의 이야기에 담긴 암울한 내용들과는 달리 책에 실려있는 사진들이 너무 멋져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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