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를 사랑하는 방법
헤일리 태너 지음, 김지현 옮김 / 비채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무심코 읽어버린 소설이지만 다 읽고 나니 이 책이 너무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소녀를 사랑하는 방법'이라니 소설의 제목이 그닥 맘에 들지 않았었는데 지금은 이 제목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나온다. 결코 있을법하지 않은 동화 이야기같지만 그 이야기에 담겨있는 아름다움이 좋아서 모든 것이 다 사랑스럽다. 독특한 표지마저도.

소설의 배경이 되는 세상의 현실을 본다면 결코 아름다울수가 없다. 하지만 이 이야기가 아름답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은 이러한 세상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에게는 사랑으로 전존재를 껴안을 수 있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믿으며 살아가고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고, 또 그러한 희망이 있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야기는 러시아를 탈출하다시피 빠져나온 바츨라프네 가정에서부터 시작된다. 친구도 없이 지내던 바츨라프에게 이웃에 사는 러시아 소녀 레나는 좋은 친구가 되어줄 것이라는 기쁨에 바츨라프의 엄마 라시아는 좋아한다. 더구나 자신 역시 레나의 이모 예카테리나와 좋은 이웃으로 지내며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가 되지 않을까 라는 기대감에 들떠있지만 예카테리나는 그저 레나만을 툭 떨구듯이 두고 가버린다. 그렇게 시작된 라시아네 가족과 레나의 인연은 몇년동안 계속 이어진다. 레나에게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 레나의 이모로 인해 라시아는 날마다 저녁이면 레나를 데리고 레나의 집으로 가서 잠을 재워주고, 바츨라프는 처음으로 레나와 함께 놀이동산에서 본 마술을 본 이후로 레나를 조수로 삼아 마술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마술사가 된 후 레나와 결혼하는 것이 자신의 운명이라 믿는다. 그런 일상이 되풀이되던 어느 날 바츨라프와 레나에게는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는데......

 

러시아에서 이주한 이주민 가정을 통해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새로운 곳에서 희망을 갖고 정착을 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고난한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는 이 소설은 그래서 더 의미가 있게 느껴진다. 결론적으로 따지자면 말도 안될 것 같은 동화같은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지만 현실의 세계를 그렇게 아름답게만 포장하고 있지는 않다. 그래서 어린 아이들의 꿈과 환상처럼 펼쳐지고 있는 이야기를 읽다가 문득, 우리의 세상을 되돌아보게 된다.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는 모두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되기도 하고.

 

"바츨라프는 자신이 진실을 말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레나는 그 이야기가 거짓이라는 걸 알았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사랑했고 믿었다. 동화처럼, 노래처럼, 마술처럼. 레나는 그 이야기가 진실이 될 때까지 바츨라프를 사랑했다. 그러므로 그 이야기는 진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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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06 17: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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