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떠난 스페인
최문정 지음 / 다차원북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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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다른 여행에세이와는 달리 읽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담겨있는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내게는 좀 버거운 여행으로 느껴져서인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이 책이 품고 있는 이야기는 스페인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하기도 하지만, 스페인이라는 나라의 역사와 문화, 사람들의 이야기뿐 아니라 그에 더하여 나 자신과 가족, 고향을 떠올리게 하고 있으며 삶의 모습까지 들여다보게 하고 있다. 그래서 천천히 느리게 여행을 하듯 책 읽기도 그만큼 마음의 여유를 갖고 느긋하게 읽게 되는 것이다.

스페인을 생각하면 언뜻 떠오르는 유명 관광지, 먹거리, 문화가 많은데 이미 알고 있어서 익숙하게 느껴지는 그런 이야기들은 많지 않다. 아니, 그런 것들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개념 정의하듯 간략하게 요약하면서 짧게 설명을 하고 그보다 더 깊이 들어가는 자신의 이야기와 그 이야기에 얽힌 역사, 문화를 확장하여 풀어놓고 있어서 책을 다 읽고 나면 여행에세이를 읽었다기 보다는 문화에세이를 읽은 느낌이 더 강하다. 그러다보니 이야기에 빠져 있느라 저자의 사진을 제대로 보지 않고 책장을 넘겼다가 잠시 멈추게 되었을 때 다시 책을 훑어보면서 가만히 사진을 들여다보기도 했는데 그것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아니, 오히려 한번 더 스페인을 들여다보는 느낌이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특별한 관심이 없으면 예술가의 삶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데, 저자의 관심이 - 저자 본인은 다른 사람들이 여행경비에서 흔히 항공, 숙박비가 반을 차지하지만 그 이상의 비용지출을 먹거리에 쏟아붇는다며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도 했지만, 저자의 관심거리는 역시 예술이 맞다. 내가 스페인을 꼭 가보고 싶은 이유를 꼽는다면 가우디의 건축물을 보는 것과 엘 그레코의 그림을 보는 것을 빼놓을 수 없는데 엘 그레코뿐 아니라 - 똘레도의 이야기가 한꼭지를 차지하고 있는데, 정작 저자는 엘 그레코의 그림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다고하니 이건 왠지 나를 위한 이야기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 살바도르 달리나 피카소의 이야기도 무척 흥미로웠다. 어떻게 보면 가십처럼 느껴지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 저자가 풀어내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그 모든 것이 다 진지한 삶의 성찰로 이어지고 있으니 이것이 작가의 필력인가 싶어지기도 한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작년에 특별전을 보면서 호안 미로의 작품을 처음 봤었는데 그때 그의 그림에서 즐거운 음악 연주를 드는듯한 행복함을 느낀 이후로 스페인에 가면 호안 미로의 작품을 보는 것도 스페인 여행의 이유가 된 내게 호안 미로의 이야기가 없는 것은 조금 아쉽지만.

그리고 나를 찾아 떠나는 스페인 여행도 뜻깊고 좋지만 그래도 지금 당장은 이 책을 다시 들여다보면서 수많은 사진을 보며 스페인 여행에 대한 꿈을 꾸는 행복한 상상의 시간을 갖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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