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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용기 - 혼자 하는 여행이 진짜다
정이안 지음 / 이덴슬리벨 / 2015년 5월
평점 :
나는 지금까지 혼자 여행을 떠나본적이 없다. 아니, '여행'의 범주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적어도 내가 살아보지 않은 낯선 도시에서의 길찾기를 혼자 해본적은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잠깐동안의 만남을 위해 길찾기 수준으로 내가 살고 있는 공간을 떠나갔던 것이었고, 낯선공간 낯선도시 낯선사람들, 특히 우리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으로의 여행은 감히 혼자 떠난다는 것은 시도조차 해보지 못한 일이다. 물론 오래전에 그리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지만 오로지 혼자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꼬맹이 조카 손을 잡고 하루 일정을 돌아다닌적은 있지만.
[떠나는 용기]는 그래서 더 관심이 갔다. 홀로 여행을 떠나는 그 용기는 어디서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라는 마음이라고 하지만 솔직히 그런 용기라는 것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오는 것임을 알고 있기에 한순간에 뭔가 달라지리라는 기대를 하지는 않았지만 이 책을 읽고 혼자 여행 하기를 시도해보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하는 또 하나의 계기를 느끼게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그런 마음과는 좀 거리가 멀긴 하지만 그래도 혼자 떠나게 되는 길에서 만날 수 있는 여러 경험과 평소 일상적으로 느끼던 피로, 스트레스 같은 것에서 벗어나 치유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은 더 강해지고 있다.
누군가와 함께 떠나는 여행도 나름대로의 즐거움과 좋은 점들이 있지만 때로 혼자 떠나는 여행도 그만큼의 좋은 경험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혼자이기에 더 자유로움을 느낄수도 있지만, 혼자이기에 더욱더 자기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되고 낯선 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한발 더 다가설수도 있는 것은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 저자 역시 숲길을 걷고, 기대하지 않은 멋진 숙소와 뜻하지 않은 여행지에서의 만남을 통해 또 다른 자신의 모습과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을 느끼게 되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한가지 좀 아쉬운 느낌이 드는 것은 여유롭게, 느리게 혼자 여행을 하는 것이 좋은 것은 알겠는데 저자의 여행이야기에서는 여행 자체의 여유로움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여유까지 느껴져서 누구나 쉽게 갈 수 있는 여행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나 역시 가려고만 한다면 못 갈 것은 아니지만 걷고 버스를 타면서 더 느리게 여행을 하는 것보다는 조금은 '쉼'의 여유를 느끼며 다니는 여행이라는 생각이 들어 저자가 떠난 길을 그대로 따라가보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하지만 각 나라 여행지의 꼭지마다 '힐링정보'라는 팁을 통해 각 지역에서 체험할 수 있는 건강정보는 정말 유용한 정보가 되고, '여행수첩'에 잘 정리되어 있는 여행 일정과 교통, 숙소 등에 대한 안내와 여러 정보들은 꽤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