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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자히르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7월
평점 :
신은 우리 모두가 삶의 예술가들임을 아신다. 어느날, 그분은 우리에게 조각을 하라고 망치를 주셨다. 또 어느 날에는 그림을 그리라고 붓 몇 자루와 물감을 주시고, 글을 쓰라고 종이와 펜도 주셨다. 하지만 망치로 캔버스 위에 그림을 그릴 수는 없으며, 붓으로 조각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내가 이렇게 고통받고 있는데 날씨는 화창하고, 태양은 환하게 빛나고, 아이들은 길에서 노래를 부른다. 그 모습이 내겐 저주와도 같을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힘들어도 오늘의 작은 축복들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그것이 고통에서 벗어나 삶을 다시 세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438-439)
도대체 왜 이렇게 어려운 말을 썼는지 모르겠다. 분명 연금술사를 읽었을 때는 이렇게 이해되지 않는 말을 쓰는 작가라고 느끼지 않았는데 말이다.
아니, 작품을 얘기해야지 그 작가가 어떻다, 라는 내 생각을 갖고 이렇게 말하면 안되는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고통에서 벗어나 삶을 다시 세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에 오늘의 작은 축복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사랑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내게 주어진 작은 축복을 깨닫고 느낀다면 그 순간부터 내게 고통은 없고 축복의 시간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나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이 진정 나 자신을 찾는 것이라는 말 속에는 분명, 나 자신이 갖고 있는 자기중심의 세계를 버리라는 뜻이 담겨있는 것이겠지만, 지금의 나는 나 자신을 찾고 싶다. 단지 이때문에 지금 이 책이 내게는 그닥 다가오지 않는 것일까?
말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비유가 너무 멀리 돌아와서 나는 이 책이 버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