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춤을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1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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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리쿠의 신간을 읽었다는 얘기에 친구가 그 채이 어떤가 물어본다. 평소 같으면 그저 한번 읽어보라고만 얘기했을텐데 이번 작품은 정말 재미있다,라는 말이 툭 터져나왔다. 그만큼 '나와 춤을'에 실려있는 단편들을 재미있게 읽었다. 역시 온다 리쿠는 그녀 특유의 환상적이고 예상을 뒤엎는 뜻밖의 이야기 전개와 결말이 매력적인데 그런 강점은 짧고 굵게 끝낼 수 있는 단편에서 나오는 것 같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물론 책에 실려있는 모든 단편이 모두 완벽하게 재미있지는 않지만, 그거야 어디까지나 독자의 호불호일테니.

나 역시 모든 작품이 다 재미있고 다 읽고 난 후 감탄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나는 재미있게 읽었다고 말하고 싶다. 어떤 이야기는 조금 더 길게 나왔으면 좋겠는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또 어떤 작품은 이게 뭔가 싶기도 하지만말이다.

굳이 큰 의미를 두면서 읽을 필요는 없다는 말에 동의한다면 분명 이 책에 실려있는 단편들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책을  다 읽고난 후 작가의 말을 읽어보면 새삼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단편들을 뒤적이게 되는데, 오히려 그렇게 하다보니 느낌이 더 뒤죽박죽 되어버린 느낌이다. 그녀가 언급하고 있는 이야기의 절반도 이해하지를 못하겠기때문이다. 내가 알지는 못하지만 그녀가 이야기하는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 대충 짐작이 가고 그들에 대한 헌정 작품의 느낌도 있고. 어쩌면 일본 사람이 읽는 온다 리쿠의 이 작품집은 나와는 또 다른 느낌이지 않을까 라는 짐작도 하게 된다.

가장 짧지만 또 그만큼 가장 임팩트가 컸던 것은 충고와 협력인데,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이건 연작시리즈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어딘가의 작품을 베꼈을지도 모르겠다는 작가의 이야기때문인지 이런 느낌의 에피소드를 들어봤던 느낌도 있고.

하지만 역시 이야기에 빠져들게 하는 것은 온다 리쿠의 글솜씨겠지.

어떤 구성력이나 추리소설을 기대한다면 온다 리쿠의 작품은 언제나 미묘한 실망을 갖게 될지도 모르겠다. 내가 생각하는 온다 리쿠는 추리소설의 대가라기보다는 그녀 특유의 몽환적이고 현실같은 비현실의 세계에 대한 놀라운 묘사와 그 세계로 빠져들게 하는 매력을 갖고 있는 작가이다. 비일상이 일상처럼 느껴지고 일상이 비현실의 왜곡된 세계로 편입되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그런 것말이다. 그러니까 호불호를 따져보자면 나는 온다 리쿠의 작품을 재미있게 읽는쪽에 가깝지 않을까.

좀 더 깊이있게 읽고, 의미를 따지고... 그런것은 잘 모르겠다. 어쩌면 이 단편집의 의미는 온다 리쿠의 작품 세계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그녀가 어떻게 글을 구상하고 어떤 의미를 두고 글을 쓰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런것과 상관없이 가볍게 글을 읽는다면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일뿐. 이 책의 제목처럼 그녀와 춤을 추는 동안 연주되는 음악에 맞춰 그녀의 호흡에 맞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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