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기도 - 깊은 상처와 갈등을 해결하는 1500년의 지혜
안셀름 그륀 지음, 배명자 옮김 / 나무의마음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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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셀름 그륀 신부님의 글이라니 반가운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런데 좀 더 솔직한 심정을 말하자면, 만약 이 책 '치유의 기도'가 분도출판사나 기타 종교성을 띤 출판사에서 출간이 되었다면 선뜻 읽어볼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때 종교서적을 많이 읽기도 했고 지금도 역시 종교생활(이라는 표현은 좀 어딘가 이상하지만)을 하고 있는 내가 오히려 종교적인 색채를 띠고 있는 서적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 이상할지도 모르겠지만 나의 내면은 그렇다는 것이다. 문득 이것은 어쩌면 이 책의 제목처럼 '치유의 기도'가 필요한 상태를 드러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안셀름 그륀 신부님의 글은 어렵지 않은 표현으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주는 깊은 힘을 갖고 있다. '깊은 상처와 갈등을 해결하는 1500년의 지혜'라고 되어 있는 것은 신부님의 말 자체가 아니라 이미 성경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우리의 많은 문제와 갈등을 해쳐나갈 수 있는지 그 답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것을 우리가 알아듣기 쉽게 풀어주고 있을 뿐이라는 겸손의 표현이라는 생각을 한다.

지금 괜히 뭉뚱그려 보편적이라 할 수 있는 이야기만 꺼내고 있는데 솔직히 나의 것들을 꺼내기가 쉽지 않다. 구체적인 상황을 이야기하면 이 책을 통해 내가 얼마나 많은 위안을 받고 생각이 달라지고 마음가짐이 바뀌었는지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지극히 개인적인 것들과 내 주위 환경에 대해 털어놓을 준비가 되지는 않았다.

어쨌든 이 책을 읽는 동안 내 안에 얼마나 많은 분노가 담겨있었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고, 갈등이 생긴 사람들과의 관계를 떠올려보면서 그것이 진짜 '사람과의 관계'에서 생겨난 문제인지 '일'로 인해 생겨나는 갈등인지를 구분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무조건 내가 참아야 한다거나, '나 아니면 너의 잘못'이라는 이분법적인 생각을 버리게 되었고 갈등의 해결은 누군가의 승리와 누군가의 패배를 결정짓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깨달았다.

물론 여전히 타인을 원망하는 마음, 특히 어느 한쪽의 이야기만 듣고 다른 한쪽을 일방적으로 폄하하거나 오해하고 따돌리고 있음을 떠올리면 안셀름 그륀 신부님이 이야기하는 지도자와 원로의 품성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실망이 더 커지기는 했지만.

"하느님이 보시기에 올바르게 사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 옳다고 인정받는 것보다 더 중요"(208)하다는 말씀에도 공감하지만, 누군가의 거짓과 편견과 모함으로 내가 올바르지 못한것처럼 비춰지게 될 때 그 누군가와의 갈등 해결은 어떻게 해야되는가... 더 깊이 고민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이 보시기에 올바르게 살아간다면' 보복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좀 더 자유롭게 마음의 평화를 느끼며 치유받게 되리라는 믿음을 갖게 된다. 이제 겨우 한번 읽어봤을뿐인데 정말 많은 위안을 받았다. 부당하게 상처받았다고 느껴질 때, 갈등으로 인해 상처받고 스트레스 받으며 힘들어 하게 될 때 좀 더 자주 이 책을 들여다보며 치유의 기도를 하며 평화를 찾을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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