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사 3을 읽다가, (화장실에서 흥분모드로 돌입. 읽던 책 집어던지고 이 책의 끝을 볼 것만 같아지는.)

28쪽.

박정희 시대가 그리운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들은 정말 우리가 피와 땀으로 쟁취한 민주주의와 자유를 가벼이 여기는 자들이다. 그들에게 한가지 부탁하고 싶다. 박정희 시대에 민주주의가 그립다고 말하다가 중앙정보부의 지하실에 푸줏간의 고깃덩어리마냥 매달려 본 사람들 앞에서는 제발 박정희 시대가 그립다는 말은 삼가주었으면 한다. 박정희 시대가 그리운 사람들은 오늘의 기준으로 그 시절을 평가하지 말자고 한다. 좋다. 그런데 박정희가 한 짓, 다른 나쁜 짓 제쳐놓고 총 거꾸로 들고 민주정부를 뒤엎고 헌법을 두 번씩이나 짓밟은 것은 그 시절 기준으로 해도, 국가보안법은 봐주고 형법을 적용한다 해도 "국토를 참절하거나 국헌을 문란할 목적으로 폭동한 자"로서 "수괴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처한다"고 되어 있다. 당시 형법은 "국헌을 문란할 목적이라 함은" "1. 헌법 또는 법률에 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헌법 또는 법률의 기능을 소멸시키는 것. 2. 헌법에 의하여 설치된 국가기관을 강압에 의하여 전복 또는 그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라고 친절히 설명하고 있다. 박정희, 그 시절 기준으로 해도 1961년과 1972년 두 차례에 걸쳐 범행을 저지른 국헌 문란의 수괴가 아닌가? 형법 어디를 찾아봐도 경제 발전에 기여하면 그 죄를 사해준다는 말은 없다.

==================================== 작년이었던가. 아는 동생이 대학원 수업 얘기를 해 줬다. 친구가 받는 수업시간에 있었던 일이라며 그 교수가 수업하다 말고 갑자기 '경제'에 대한 얘기를 하더니 박정희에 대한 긍정적(!)인 얘기를 침 튀기며 얘기했다고 한다. 근데 그 말을 전해주는 녀석도 뭔가 찜찜하게 그에 대한 아무런 반론도 없이 그럴 수 있다, 라는 생각을 하는 듯 했다. 어쨌든 경제성장은 이뤄진거쟎아요...

뭐?

기분좋게 얘기하며 가던 차 안에서 나는 또 흥분을 해버렸던 것 같다. 대학원씩이나 다닌다는 것들이 역사인식도 없고말야, 공부는 뭐하러 하냐?

..........

....................

그때 대한민국사가 있었더라면 나는 차분히 한마디만 했을 것이다.

"대한민국사라는 책이 있는데, 사줄테니 읽으려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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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오 2005-09-05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그나저나 1,2권에 비해, 3권은 정말 멋지지 않습니까? 끝내줘요... ^^

chika 2005-09-05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좀 더 시원해진 느낌이... ^^

dog054 2006-02-16 0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책 꼭 읽을래요!! 그리고 글 내용 퍼갈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