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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긋는 소녀 - 샤프 오브젝트
길리언 플린 지음, 문은실 옮김 / 푸른숲 / 2014년 8월
평점 :
몸을 긋는 소녀,의 의미는 정말 말 그대로 칼로 자신의 몸을 그어 상처를 입히는 소녀를 뜻하고 있는 것이었다. 자해를 하는 이유가 여러가지겠지만 내가 떠올릴 수 있는 것은 죄의식에 의한 스스로의 형벌 아니면 타인의 관심을 끌기 위한 극단적인 방법이었다. 이 책에서 의미하는 '몸을 긋는 소녀'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일까.
신문기자인 카밀은 특종을 잡으려는 편집장에 의해 소녀 연쇄살인이 일어난 미주리의 작은 마을 윈드 갭으로 떠나게 된다. 사실 윈드 갭은 카밀의 고향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곳의 사정을 더 잘 알 것이라 생각한 편집장이 그녀를 그곳으로 보낸 것이다. 그래서 카밀은 12년만에 고향으로 찾아가게 된다. 어머니가 살고 있지만 그녀를 반기지는 않을 것이며 (물론 겉으로는 언제나 환영이겠지만) 그녀의 새아버지와 동생도 서먹할뿐인 곳으로 가는 것이 그리 달갑지는 않지만.
고향에 도착한 카밀은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과 최근에 실종된 소녀와 그보다 먼저 살해된 채 강가에 버려져 발견된 소녀의 죽음과 관련해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하게 되는데....
카밀의 어린 시절의 기억과 살해된 두 소녀의 죽음과 관련해 새로운 사실들이 발견될 때마다 이 이야기는 어디서 시작해서 어떻게 끝나게 될지 도무지 짐작할수가 없게 된다. 도대체 범인이 어떤 사람인가,를 생각하다보면 여러가지 의미에서 범인이 한쪽으로 몰리기도 하지만 결국 책을 읽다보면 이 이야기에서 중요한 것은 과연 누가 범인인가를 찾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평화롭기만한 작은 마을에서 발생한 연쇄 살인 사건은 죽임을 당한 소녀가 착하고 이쁘기만 한 소녀가 아니라 타 지역에서 문제를 일으켜 윈드 갭으로 이사를 온 과거를 갖고 있다거나 친구를 괴롭히는 전력이 있다거나 하는 이면의 모습이 밝혀지면서 살인 사건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꾸기도 하지만 그 모든 이야기는 결국 카밀과 카밀의 가족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자세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이 책을 읽는 재미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할 수 없는데, 그것이 또한 나의 느낌조차 시원하게 풀어놓을 수 없게 해버려서 이 책에 대한 감상을 풀어놓는 것이 쉽지가 않다.
다만 분명한 것은 끔찍하게 느껴질만큼 이야기를 파고 들수록 새롭게 밝혀지는 이야기들은 놀라운 것이고, 인간관계와 사랑받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이 어떤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해보지 않을 수 없게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