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잡이로...는 아니고 읽어보고 싶기는 하지만 왠지 선뜻 구매로까지 가지는 않는 이 손길이 책들을 끄집어 내고 보니 제목이 하나의 이야기처럼 이어지고 있다.

요즘처럼 기운없고 만사 의욕도 없이 귀차니즘만 가득할 때 책이고 뭐고, 심지어 잠자는 것까지도 별 의욕없이 멍때리게 될 때, 나는 무엇을 해야할까.

순간, 유리감옥, 공허, 보다.

가볍고 상큼하게 시작하고 싶었던 '먹는 존재'는 오히려 묵직한 적나라함으로 처억 가라앉게 만들었고. 9월 한달은 열하루나 쉬면서 한달월급에 상여금까지 받아챙길 수 있는데, 그 여유로움으로 나 자신을 위한 생일선물 하나 고르는 것도 쉽지 않다. 버는 것도 일이고 쓰는 것도 일이다.

어제는 식사하면서 프란치스코 교종의 방문이 남기고 간 한국 사제들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라는 농담을 했는데 아직 그렇게 순수한 사람들에게 그 진실을 알려준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지는 깊이 새겨봐야하겠다.

제의 - 쉽게 말하자면 사제들이 미사집전할 때 입는 옷,을 일컫는데 그것도 세탁을 해야하는 것인지라 시골본당에서 세탁소에 제의를 맡겼는데 누군가 그것이 뭐냐고 관심을 가지더랜다. 그래서 신자가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며 '지난 번 교황님 오셨을 때 티비를 봤을텐데 그때....."라며 교황님을 비롯한 사제들이 미사집전할 때 입는 옷이라고 말하려는 것을 성미급한 세탁소 주인은 '교황님이 오셨을 때 입었던 옷'으로 알아듣고.... (아, 지금은 시간이 없어서 나중에 이어야겠;;;;)

(계속 이어서)

교황님이 입으셨던 옷으로 소문을 내셨댄다. 거기에다가 여름용 제의가 따로 있기는 하지만 사실 더운 여름에 옷 위에 장백의 입고 띠 두르고 제의 입고 영대를 두르면 왠만한 사람이 아니면 무지 더울 것이다. 세탁소 주인께서 여름에 너무 더워서 힘들어 어떡하냐고 했더니 옆에 있던 세탁소 주인께서(부부, 모두가 세탁소 주인 맞겠지?) '아, 신부님들은 마음이 맑고 깨끗해서 더위를 타지 않아.'...... 그래서 주위 사람들이 그 본당 신부님, 이제 큰일났다고. 더워도 땀 흘리면 안되고 언제나 맑고 깨끗하고 투명한 마음을 가지셔야겠다고.....

 

프란치스코 교종이 다녀가신 후, 천주교에 대한 관심이 그것도 긍정적인 관심과 반응이 커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성당으로 몰려오고(응? 몰려오기까지인가? ;;;;;) 있다. 우리의 딜레마는 한순간의 반짝거리는 관심과 흥미로 찾아오는 이들의 마음을 '신앙'으로 받아들이기까지, 그들이 생각하고 있는 천주교가 '가톨릭'이 맞는 것인지.

수도회사제에 대해 자세히 알지못하면서도, 교구사제는 더 많은 성무활동비를 원하지만 수도회사제는 딱 받을만큼만 받게 되면 더 많은 활동비를 청하지 않는다는 것까지. 다달이 받으시던 것을 '연금'을 받게 되었다고 이제 더 이상 요청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신 분도 수도회 신부님이시고, 통상적으로 다들 받는 공소활동 판공비를 받지 않겠다고 하신 분도 수도회 출신 신부님이시고. 사실 사제의 직분은 당연히 미사성제를 하시는 것임에도 미사집전을 하러 가면서 활동비를 받는 것도 웃기다!라고 주장하는 건 나의 사견일뿐이고. 아, 여기는 이렇게 쓰면 안되는공간인데. ㅉ

 

 

 

 

 

 

 

 

 

 

 

 

 

 

 

 

 

 

ㅇㅇㅇㅇㅇ허지웅의 글은 읽어본 적이 없는데 확실히 이 책의 제목만큼은 확 땡긴다.

'버티는 삶'에 대한 고찰이 어떤지 들여다보고 싶기도 하고. 사실 요즘처럼 만사귀찮고 어려운 책을 읽는것뿐만 아니라 간단한 산문, 심지어 만화책을 읽는 것조차 심드렁해져서 엉망으로 쌓여있든 잘 정리되어 있든 아무튼지간에 엄청나게 있는 읽을거리들 앞에서 아무런 선택을 하지도 못하고 그저 멍때리다 잠들어버리고 있는 요즘. 이만큼 내 마음을 끌어당기고 있다는 것은.

하긴 책 제목들이 참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수가 없어. 세월호에 대한 기록과 이야기들에 이어 '나라가 버린 사람들'이라니. 거기에 가면 권력이 붙어있으면.

하아, 참말로 세상 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