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여자는 위험하다 - 그리고 강하다
슈테판 볼만 지음, 김세나 옮김 / 이봄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책의 제목에서 왠지 그동안 읽었었던 페미니즘에 대한 책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책에 실려있는 목차를 통해 언급되고 있는 인물들의 이름이 아니었다면 아직까지도 책을 읽어볼까 라는 마음이 오락가락했을지도 모르겠다. 저자 슈테판 볼만이 이야기하고 있는 인물들의 반은 대략적으로나마 그들이 어떤 인물인지 알고 있는 사람들이고 나머지 반은 생소한 이름이었다. 하지만 알고 있는 이들의 삶이 페미니스트라거나 페미니즘 운동과 연관되어서만 유명한 이들이 아니라 각자의 다양한 분야에서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고 볼 수 있는 사람들이고 내가 좀 더 알고 싶은 사람들이었기에 슈테판 볼만이 언급한 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그리고 책을 펼쳤을 때 이 책은 내 기대보다 훨씬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으리라는 기대를 하게 되었다.

"여성 해방은 결코 단순히 정치적인 평등을 이루려는 투쟁이 아니다. 언제나 중요한 것은, 삶 속에서 남성들이 지극히 당연하게 누렸고 지금도 누리고 있는 그만큼의 자유를 여성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생각하는 여자'라는 주제는 그저 생각하는 행위나, 여성과 관련한 특정한 논쟁만으로 포함하지 않는다. 그에 대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삶에서 무엇을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한 문제도 늘 따라붙는다"라는 저자의 말은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더 강하게 와 닿는다.

 

사실 처음 책을 펼치면서 생각했던 것은 굳이 성별을 구분할 필요없이 이 시대에 한번쯤은 생각해볼 문제들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있거나 그들의 업적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인물들에 대한 개괄적인 소개 정도.. 였다. 스무명이 넘는 인물들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책의 분량은 생각보다 훨씬 작았고 그래서 각 인물들에 대한 요점 정리 정도로만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내가 알고 있는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보면 이건 단순한 요약 정리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저자는 자신이 이야기하고 있는 인물들에 대해 각 한권의 책으로 평전을 쓸수도 있을만큼 자세히 알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 상태에서 각 인물들에 대한 주요 핵심만을 끄집어 내면서 그들의 삶에서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를 명확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느순간부터 그저 그런 이야기로만 생각해서 허술하게 이야기를 읽으려던 나를 반성하며 책장을 넘겨갈수록 좀 더 깊이있게 읽게 되었다.

 

편견과 차별을 깨고 여성의 강함과 자주적인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인물들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와 찬사만을 늘어놓지는 않는다. 정치적인 인물이라면 정치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도 확실히 언급하면서 그들의 객관적인 평가와 현재의 모습을 말하고 있기도하다. 사실 내가 그들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것이 아니어서 지식습득처럼 저자가 이야기하고 있는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수준이라 선뜻 나의 생각을 늘어놓을수는 없지만 적어도 내가 스스로 의문을 갖고 있던 인물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그 모든 의문에 대한 답을 주듯 언급하고 지나가고 있기에 더 신뢰를 하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만큼 이 짧은 이야기 속에는 저자의 방대한 자료수집과 노력이 담겨있음을 느낄 수 있어서 더욱더 찬찬히 깊이있게 읽게 되었다.

그래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생각하는 여자는 위험하다. 그리고 강하다'라는 제목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본다. 차별과 편견, 억압과 죽음의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실천한 삶을 살아간 이들이야말로 진정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며 그렇기에 누구보다도 강함을 지닌 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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