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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읽다, 터키 ㅣ 세계를 읽다
아른 바이락타롤루 지음, 정해영 옮김 / 가지출판사 / 2014년 6월
평점 :
여행을 떠나기전에 그 지역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를 찾아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는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면 되도록 그 지역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좀 더 깊이있게 찾아 볼 수 있다면 좋겠지만 내가 그럴여력은 안되어서 대부분 여행에세이를 통해 알게 된 것이나 문학작품을 통해 포괄적으로 뭉뚱그려 찾아보곤 하는데 그런 것들도 나름 도움이 된다. 그래서 당장 떠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꼭 한번 찾아가보리라는 결심과 희망을 가진 지역에 대해서는 평소에도 관심을 갖고 많은 정보를 주워들어보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집어 들게 된 책이 '세계를 읽다'시리즈 중 터키였다.
[이 시리즈 ‘세계를 읽다’는 유명 여행지 중심의 기존 세계여행 정보서들과는 달리 그곳의 사람과 삶에 초점을 맞춘 본격 세계문화 안내서로서, 외지인들이 처음 가보고는 포착하기 어려운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 생활환경과 관습에 관한 방대한 지식과 해설을 다룬다.]라는 출판사의 책정보에 혹,하는 마음에 선뜻 읽어볼 마음이 생긴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나는 인문여행 시리즈라는 말에 너무 큰 기대를 걸었나보다. 아니, 어쩌면 터키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는 책을 처음 접한 것이 이 책이었다면 또 느낌이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우연찮게도 터키에 대한 책을 근래에 비슷한 느낌으로 세 권이나 읽어버렸고, 작년쯤에 읽었던 여행에세이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터키의 문화에 대한 이야기들이 너무 기억에 남아서 그런지 이 책은 저자인 영국인의 눈으로 바라 본 터키구나, 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터키에 대한 첫인상은 온전히 저자 자신의 개인적인 것이지만 특별한 경험이라고만 할수도 없을 것 같다. 개인의 경험을 일반화하려는 것은 분명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터키인들의 성향이나 기질을 설명해주려고 한다는 느낌이다. 터키를 여행하기 위한 정보를 준다기보다 그곳에서 살면서 깨닫고 느끼게 된 터키의 모습을 상세하게 보여준다는 측면에서는 이 책은 꽤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이 책을 읽을 때는 이미 간략하게라도 터키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었고, 유명 관광지를 쫓아다니지 않고 생활자처럼 게스트하우스에 머물며 터키의 골목을 다녔던 여행자의 에세이를 읽은 후였기 때문인지 조금은 아쉬운 느낌이 더 강했다. 어쩌면 '인문 여행'이라는 말에 더 깊이 들어가서 터키를 보여주기를 바라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실질적인 여행의 정보도 중요하지만 내가 모르는 낯선 나라로 떠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 그곳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현재 생활하고 있는 이들의 일상의 모습 역시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그저 눈으로 보는 경치에만 감탄을 할 것이 아니라 그 모습이 보여주고 있는 아름다움이 포함하고 있는 많은 것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할테니까.
언제나 그렇듯 이미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해서는 가볍게 느껴지지만 새로운 정보에 대해서는 놀라울뿐인데, 터키에 가서 생활해보고 싶다거나 잠시 짧은 여행을 꿈꾸고 있는 이들에게도 이 책은 무겁지 않게 읽어볼만한 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