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위 - 꿈에서 달아나다
온다 리쿠 지음, 양윤옥 옮김 / 노블마인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온다 리쿠의 새 작품이 나오는데 제목이 '몽위'라는 이야기를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네크로폴리스였다. 그녀의 작품을 처음으로 읽은 것은 '밤의 피크닉'이었고 그 다음이 '삼월은 붉은 구렁을'이었던가? 아무튼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알고 보니 온다 리쿠는 히가시노 게이고 저리 가라 할만큼 다작을 쓰는 대단한 작가였고, '밤의 피크닉'이 좀 색다른 작품이라 생각될 정도로 '장르소설'작가로 더 강한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가만 생각해보면 그녀의 작품에 대한 기대라는 것이 추리와 미스터리 분야여서 간혹 색다른 느낌의 작품들을 접한 독자들이 '실망'이라는 표현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런데 나는 이미 그녀의 작품이 판타지쪽에 가깝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서인지 새로운 발상과 독특한 분위기의 이야기가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다. 더구나 네크로폴리스를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그 후에 씌여진 '몽위'에 대해서는 조금 더 기대감이 컸다.

 

몽위는 자신의 꿈을 영상으로 기록하여 재생하여 볼 수 있는 시대의 이야기이다. 기술은 점차 발전하여 꿈속의 음향까지 재생해낼 수 있는 단계로 개발이 되어 가는데, 그 꿈을 단순히 재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 무의식의 세계인 꿈을 분석하여 심리적으로 해석하는 분석가들이 꿈의 의미를 풀어나가는 것이다.

사건의 시작은 한 초등학교에서 집단 식중독과 비슷한 증상을 일으키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그 학교의 한 반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같은 악몽을 꾸고 있음이 밝혀진다. 꿈을 해석하는 직업을 가진 히로아키는 지속적으로 악몽을 꾸는 아이들의 몽찰을 뽑기 위해 초등학교로 향하는데...

히로아키가 꿈해석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형의 약혼자였던 유이코때문이었다. 그녀는 어린시절부터 꿈의 영상을 뚜렷이 기록할 수 있을뿐 아니라 예지몽을 꾸기도 하며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을 구해내기도 한다. 하지만 그녀는 화재사고로 사망을 하게 되고 그녀의 예지몽을 사기라 몰아붙이는 사람들도 많아지기 시작했는데, 이미 십여년 전에 사망한 유이코와 닮은 여인의 모습을 스치듯 마주치게 되는 히로아키는 점차 두가지 일이 서로 연관되어 있음을 깨닫기 시작한다.

 

몽위는 꿈속의 세계를 찾아 떠나는 비현실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면서 우리 무의식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판타지라고 할 수 있을까. 집단 무의식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간혹 내용을 알 수 없는 이상한 꿈을 꾸고 깨어보면 금세 잊혀져버리는 것이 있고 꿈이 현실인 것처럼 생생하게 기억하게 되는 것도 있다. 그 중에서도 좀 신기한 것은 내가 꾼 꿈의 의미가 무엇일지 궁금해 특정 단어들로 검색을 해 보면 내가 알지도 못했던 이미지와 상징들이 현실속에서 나타나는 것을 느낄 때이다. 속설에 물을 맞으면 금전운이 있다고 하는데 그런 내용을 알지 못했던 때에도 나는 꿈속에서 물을 만지고 현실에서 뜻밖의 용돈을 받은 기억이 있다. 그런것을 보면 집단 무의식이라는 것이 전혀 터무니없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꿈을 바꾸는 방법을 알려줘." 유이코가 묻는다.

 꿈을 바꿀 수 있을까?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기 전에.

 

그리 무서운 이야기가 아니라 생각하며 한밤에 새벽까지 책을 읽다 머리맡에 두고 잠이 들었는데, 그날 밤 왠지 모를 불안감에 깊은 잠을 들지 못한 이유는 아마도 이것이 한낱 소설일뿐이라 생각하면서도 우리의 무의식에 스며들어 있는 의식의 세계에 대한 불안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보기도 한다. 미스터리를 즐긴다면 이 책 역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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