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0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정경호 옮김 / 오픈하우스 / 201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잭 리처 시리즈는 처음 읽어보는데 이거 의외로 재미있었다. 액션 영화를 보는 듯한 그냥 빤한 이야기 전개가 있을 것이라고만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는데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생각보다 분량도 많고, 글자 크기도 좀 작은 듯 해 읽기가 그리 만만치 않겠다고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이야기 전개가 시원시원하게 빠르고 장면 전환이 역동적인 느낌이라서 그런지 금세 읽어버렸다. 며칠동안 열대야에 급격히 더워서 아무것도 하기 싫은 그런 날이 계속되었었는데 그 사이에 이 책을 다 읽어버렸다. 누군가의 말처럼 여름에는 역시 리 차일드의 작품이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을수가 없다. 여름철 책읽기의 즐거움, 독서 피서법이란 것이 바로 이것을 두고 한 말일것이다.

 

1030은 헌병에서 사용하고 있는 암호화 된 숫자로 동료들의 지원을 다급하게 요청할 때 헌병들이 사용하는 코드를 의미한다. 은행의 잔고를 확인하던 잭 리처는 누군가가 송금한 1030달러를 발견한다. 신용카드는 커녕 손전화조차 사용하지 않는 잭 리처는 자신의 통장에 들어온 1030달러가 단순한 은행의 실수일지 누군가가 자신에게 보낸 구원 요청일지 확인을 한다. 가진것은 아무것도 없이 부랑아처럼 떠도는 그에게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지만 만약에 그것이 누군가의 메시지라면 그것은 그와 함께 생활하던 옛 특수부대 동료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잭 리처는 과거에 함께 작전을 수행하던 특수부대 동료인 니글리를 만나게 되고 그녀에게서 또 다른 옛 동료의 죽음을 듣게 된다. 그것도 사막에서 발견되었는데 900미터의 상공에서 산 채로 포박당하여 내던져져 사망한 것이다. 동료의 처참한 죽음을 그대로 둘 수 없어 잭 리처와 그의 특수부대원들은 다시 모여 동료를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의 핵심을 파고들기 시작하는데...

 

캐면 캘수록 뭔가 더 커다란 음모가 드러나기 시작하고 아주 자그마한 단서 하나로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나가기도 하며, 무심코 넘겼던 사소한 일들이 복선처럼 의미를 가지며 사건의 반전을 갖고 오는데 이야기를 읽기 시작하면 도저히 중간에 멈출수가 없다. 그만큼 흡입력있게 읽히는 이 글은 세세한 부분의 묘사까지 정교해서 그냥 허투루 읽을수도 없다. 사실 총기류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나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총을 겨누고 있는 상황에서 뭔가 행동을 하면, 아무리 빠르다고 해도 총 걸쇠에 손가락이 걸려 있는데 총알이 먼저 나가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에 총을 쳐내고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하는 장면은 다 드라마적 허구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비로소 그것이 허구인것만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총기류에 따라 근접사격이어도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이 있고 걸림쇠에 손가락이 걸려있는 상태라 하더라도 곧바로 총알이 발사되는 것이 아니라는 등의 이야기가 이 책에 씌어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리 차일드의 1030은 전체적인 이야기의 구성과 세부적인 상황에 대한 묘사가 치밀하고 절묘하게 그려지고 있어서 책을 읽고 있는 재미를 느끼게 해 주고 있는 것이다.

처음으로 읽은 잭 리처 시리즈를 재미있게 읽어서 그런지 잭 리처 시리즈의 다른 이야기들이 궁금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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