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역병보다 냉혹한 악마가 되고 싶은가? 그대들이 나를 따르고 신을 숭배하듯 저들도 마찬가지다. 그대들의 아이들과 친구들이 그대들에게 소중한 것처럼 저들도그러하다. 그러니 소중한 인류의 피가 이 땅에 흐르게 하지 말라.
그대들이 기아와 질병으로 죽어가는 때가 오면, 지금 그대들이 살해한 사람들의 망령이 그대들의안식을 막기 위해 분연히 일어설 것이다. 잔혹한 이방인들이여, 무기를 버려라. 죄 없는 이들의 피로얼룩진 손을 보라. 그대들의 영혼이 고아들의 절규를 짐지고 있지 않은가! 우리는 그대들을 격파할 수 있다. 정의가 우리에게 있기 때문이다. 이미 그대들의 얼굴도 하얗게 질리고 있으며, 무기를 들 힘도 사라지지 않았는가? 동포여, 무기를 내려라! 사람들이여, 내 말을 들어라! 우리는 그대들이 자신의 죄를 뉘우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죄를 뉘우친다면 우리는 사면과 원조, 동포에 대한 연민을 베풀 것이다. 그대들도 우리처럼 연약한 인간이기에, 그대들은 우리에게 소중하다. 그대들 하나하나가 이곳에서 벗을 찾게 될 것이다. 인간의 적이 인간이어서야 되겠는가? 전 인류의 숙적인 역병이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다. 그런데도 불필요한 살생을 저지르면서까지 승리해야 하는가? 우리가 역병보다도 동족에게 잔인해져야 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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