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울지 못한 당신을 위하여 - 이별과 상실의 고통에서 벗어나 다시 살아가는 법
안 앙설렝 슈창베르제 & 에블린 비손 죄프루아 지음, 허봉금 옮김 / 민음인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충분히 애도하고 난 후에야 고인은 우리 마음속에 살아 있게 된다. 하지만 슬픔이 우리를 파괴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잘 보살펴야 한다"

 

이 책은 상실의 고통과 아픔속에 있는 사람에게 그 모든것을 빨리 잊으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에 충분히 애도하는 시간을 갖고 자신 안에 남아있는 상처를 떠나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사실 어릴때는 상실의 슬픔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했다. 뇌종양으로 친구가 세상을 떠났다고 할 때 역시 자주 만나던 친구는 아니었으니 현실감이 그리 크지는 않았다. 가끔 함께 활동했던 모습과 병문안을 가서 본 마지막 모습이 떠오르긴 하지만 그 기억은 조금씩 미화되어가면서, 실제로 붓기때문에 얼굴이 퉁퉁 부어오르고 말을 못해서 우리가 들고 간 장미꽃을 말없이 바라본 것일뿐이라 하더라도 내 기억속에 남아있는 그 친구의 마지막 모습은 자그마한 방에 누워 우리가 건넨 장미 한송이를 미소 띈 얼굴로 바라보며 좋아했던 모습이다. 그리고 그 이후로 가까운 친구들이,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나는 상실의 아픔이라는 것이 일상을 살아가는 어느 순간 문득문득 심장을 향해 쏘아대는 화살과 같다는 느낌을 받곤 했다.

그래서 자꾸만 그들과의 추억을 떠올리지 않는 것이 더 좋은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괜히 마음이 더 아프고 슬프게 느껴지는것만 같았다. 그런데 오히려 좋은 모습을 기억하면서 일상을 더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나의 이 막연한 느낌만으로는 뭐라 말하기 힘들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애도의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실히 깨달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자신이 애도하지 못했던 상실을 계속해서 '되새긴다'. 그것 때문에 삶을 제대로 살아갈 수도 없다. 따라서 우리가 애도라는 이 광범위한 문제를 더 진지하게 다루면 다룰수록 애도를 마치고 '나올' 수 잇는 가능성은 더 많아진다. 애도 작업을 하지 않으면 우리는 끈임없이 자신에게 닥칠 일을 용납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언젠가는 슬픔에 과감히 맞서고 상실이나 변화를 이겨 내는 것이 좋다. 절대로 잊어버리지 말고 기억하자. 모든 사람의 인생에서 상실은 피할 수 없는 일이며, 원하든 원하지 않든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그것 때문에 병에 걸린다면, 그것 때문에 서서히 죽어간다면, 그건 얼마나 유감스러운 일이겠는가."

 

애도는 치유의 과정이라고 말하고 있다. 결코 시간이 해결해준다거나 잊으라고 말하면서 회피하는 것이 슬픔과 고통의 상처를 낫게 해주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책을 읽는 동안 나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도 떠올랐지만 최근의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당하고 있다는 것이 떠올랐다. 직접적으로 희생자를 가족으로 두거나 친분이 있는 가까운 사람들만이 아니라 그 사건을 접하고 있는 우리 모두가 상처를 받았다는 것을 떠올리면 우리가 충분히 애도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더 마음을 와 닿는다. 그리고 절대 그 모두를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말이 고통을 되새김질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충분히 애도하고 상처를 떠나보낼 수 있는 시작이 된다는 것이라 생각한다.

 

"상실의 고통과 오래도록 계속되는 불편한 마음은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다. 그렇지만 불편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말은 분명히 있다. 애도의 시간은 매우 길고 무시무시할 정도로 고통스럽다는 사실을, 우리는 누군가의 죽음이나 어떤 것을 상실한 것으로 인해 평생 괴로워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며, 그런 일을 겪는 것은 사람을 약하게 만들지만 일단 애도를 마치고 나면 더 강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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