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고대 문명의 수수께끼 - 기원전 1만 년, 새로 쓰는 인류의 문명 연대기
필립 코펜스 지음, 이종인 옮김 / 책과함께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인류의 지성은 어느 부분까지 신뢰하며 확신할 수 있는 것일까?

아주 오래 전 인류는 배를 타고 지평선이 보이는 곳까지 가면 세상 밖으로 떨어져 나간다고 생각을 하며 먼바다로 나가는 것을 두려워했다고 한다. 그와 마찬가지로 지구를 중심으로 태양은 날마다 지구의 주위를 돌고 있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고 그 믿음에 대한 도전은 이단으로 몰리고 비난을 받아야했다.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도 아주 오랜 시간동안 생각이 바뀌지 않는데, 현재의 인류 지식으로 명확히 밝혀낼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는 더욱더 그러하지 않겠는가.

 

어렸을 적에 재미있게 읽었던 그리스 로마 신화이야기와 트로이전쟁, 오딧세이아가 그저 재미있는 허구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것이 실재의 역사라고 생각을 해서 결국 트로이 유적을 발굴해 낸 슐리만의 이야기는 내게 또 다른 의미에서 큰 충격이었었다. 그러한 이야기들은 한때 열광하며 다시보곤 했던 인디아나 존스나 툼레이더 같은 영화이야기가 완전히 허황된 것만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하기도 했다. 사실 성경을 읽다보면 과학적으로,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말들이 많지만 전체적인 흐름속에서 인류의 역사와 맞아 떨어지는 부분들이 있음을 떠올려보면 세상의 모든 이야기가 왠지 완전한 허구에서 나올수는 없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성경이 허구라고 믿던 사람들조차 어느날 '모세의 무덤 발견'이라는 기사 제목에 놀라며 그 무덤의 실재를 보려고 난리법석을 부린다. 기록문화 이전, 선사시대 이전의 문화에 대해 우리는 온갖 가능성과 상상을 동원해 가장 그럴듯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니 정확히 얘기하자면 문자의 기록이 있게 된 시대에도 그 문자의 기록을 해독하는데 서로의 의견이 다를 수 있고 기록 자체가 거짓일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사라진 고대문명의 수수께끼는 그 모든 가능성에 대해 열어두고, 이미 확고하게 이론적으로 체계화되어있고 주류라 알려진 문명의 이야기에 대해서도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면 과감히 의심의 눈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것은 곧 뒤집어 생각하면 이 책의 저자가 주장하고 있는 이야기들이 또한 사실이라고 할 수 있는 근거도 없으니 온전한 신뢰를 갖고 그의 문명에 대한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는 없음을 의미한다.

 

기원전 1만년 전의 이야기를 어느 누가 정확한 이야기라며 말을 할 수 있겠는가. 현재의 인류의 과학지식으로 해결되지 않는 불가사의한 이야기들은 얼마든지 있다.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면서 지금까지 믿어왔던 진리가 거짓이 되기도 하니, 섯부른 판단을 유보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나는 전문적이 아닌 아마추어라고조차 할 수 없을만큼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이 없으니 더욱 그럴수밖에 없다.

이 책을 쓴 저자의 의도가 무엇인지는 잘 알 수 없지만, 처음 이야기의 시작을 통설에 반박하며 고고학적인 증거를 제시하는 아마추어 학자를 사기꾼으로 매도하고 실제 고대유물을 가짜라고 거짓으로 속임수를 쓰는 원로 학자, 주류로 인정받고 있는 학자들에 대한 비판으로 시작하여 점차 자신이 주장하고 있는 새로운 고대 문명에 대한 이야기를 정설인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는데 솔직히 무엇이 진실일지는 잘 판단이 서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책을 읽으며 어떤 주장이 진실인지 옳고 그름을 판단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문명의 이야기가 탄생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무척 흥미롭고 재미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내게 이 책은 여기까지의 의미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내 안에 또 다른 지식들이 쌓이게 되면 새롭게 읽힐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서 좀 더 흥미롭게 다가오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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