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근처에 백년넘은 녹나무가 있다. 녹나무는 사철 푸르름을 잃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겨울이 아니라 봄이 되면서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느라 무수한 낙엽을 쌓이게 한다. 그래서 뜻하지 않게 봄날에 낙엽밟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오래된 녹나무 만큼이나 오래된 나무가 옆에 있는데 그 나무는 올라가기 편하게 적당한 높이에서 가지가 갈라져 엄청나게 뻗어있다. 엊그제 그 아름드리 나무의 잔가지들을 잘라내는 작업을 하는 것을 지나치면서 봤는데 잘라나온 가지도 많았지만 그래도 나무는 그 위용을 잃지 않고 굳게 서 있더라. 아무튼. 그 나무를 볼 때마다 위에 올라가 놀고 싶은 충동을 가졌었는데. 이렇게 집을 짓지 않더라도 그냥 올라가서 머물고 싶은 기분을 갖고 있었단 말이다.
한강의 소설은 사두기만 하고 읽어보지는 않았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과 그전에 희랍어 시간을 먼저 읽어보고 읽어볼까 싶어지기도 하는.
지금도 주말이 되니. 쌓아놓은 책탑을 정리하라고 잔소리가 심해지고 있는데 나는 책정리할 생각보다 책을 살 생각을 먼저 하고 있다. 사실 옆동네에서 인문서를 반액할인판매하고 있어서 카트를 채워두고 있고, 알라딘에도 쌓여있는 적립금이 많아서 장바구니에 담아놓은 책들을 슬슬 구매해볼까 궁리중인데 그걸 살펴보려고 컴을 켜놓고는 또 딴짓이다. 프리모 레비의 책은 이미 읽지 않고 쌓아둔 것만 두 권인데. 꼭 읽어야지...해놓고는 책탑이 되어버렸다. 지금의 내 관심사는. 아, 무한도전. ㅡ/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