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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4 - 시오리코 씨와 두 개의 얼굴 ㅣ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부 4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4년 2월
평점 :
마지막장을 덮고 작가후기에서 '이제 이 이야기는 후반부로 접어들고 있다'는 말을 발견하고 어찌나 기쁜지. 그 마음을 깨달은 순간 나는 이 이야기가 쉽게 끝나지 않는 기나긴 연작이면 어쩌나 라는 걱정을 꽤 많이 했다는 것을 확인해버렸다. 이미 익숙해져버려 끊어내고 싶지만 끊지 못하고 줄기차게 신간이 나올때마다 구입해 읽고 있는 명탐정 코난에 대한 악몽이 시작되는 건 아닌가 싶었기 때문이다. 전편을 읽지 않고 각각의 낱권을 읽어도 크게 무리가 없이 진행되는데 이야기는 비블리아 고서당의 주인 시오리코와 점원 고우라가 고서당에서 일어날 수 있는 고서에 대한 사건에 얽히며 일을 해결해나가며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이 가까워지는 감정의 변화까지 곁다리로 진행되어가는 구성이다.
특히 이번 4권에서는 우리나라에도 많이 알려진 일본 추리소설 작가인 에도가와 란포에 대한 이야기여서 더욱 흥미를 갖고 책을 펼쳐들 수 있었다. 에도가와 란포 매니아가 아니어서 조금 아쉬운 마음으로 읽기는 했지만 그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게 되어서 나름 재미있기도 했다. 본격추리소설이라고 하기엔 조금 무리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에 대한 책, 추리소설에 대한 추리소설로 읽기에는 부족함이 없다라는 생각이다.
4권의 이야기는 대지진 사건이후부터 시작된다. 대지진 이후 비블리아 고서당에 시오리코의 어머니를 찾는 의뢰인이 나타나고, 우연인듯 십년동안 연락 한번 없던 시오리코의 어머니 시노카와 지에코가 비블리아 고서점에 나타난다.
비블리아 고서당에 의뢰를 한 정체불명의 의뢰인은 직접 주문 고객이 아니라 통판목록에 있는 주문고객이어서 시오리코와는 안면이 없고 어머니 시노카와의 고객이었음을 알게 되는데, 그녀의 의뢰는 고서를 찾아달라는 것이 아니라 집에 보관되어 있는 금고의 문을 열어달라는 것. 그것이 해결되면 집에 보관하고 있는 에도가와 란포의 희귀 초판본을 포함한 컬렉션 모두를 비블리아 고서당에 판매하겠다는 조건이다. 이 놓칠 수 없는 엄청난 제안에 시노카와는 해결의 의지를 불태우는데...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은 철저한 고증과 자료조사를 통해 실제하는 이야기와 저자의 소설이야기가 절묘히 섞이면서 고서에 대한 이야기는 그 나름대로 흥미로움을 갖게 하고,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이야기와 아직 비밀에 싸여있는 시노카와 지에코의 행방에 대해서도 궁금증을 갖게하는 매력이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시노카와 가족에 대한 뒷얘기와 시노카와와 고우라의 연애도 궁금해지고 4권에서 집중적으로 다룬 에도가와 란포의 작품들에 대해서도 궁금해 읽고 싶어진다. 어떻게 보면 전체적으로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책에 대한 책 이야기로 무궁무진한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책이어서 그리 만만하게만 볼 책은 아니다. 어쩌면 그래서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에 많은 이들이 열광하고 후편을 기다리고 있는것인지도 모르겠고. 물론 나 역시 4편을 이제 막 다 끝냈는데 5편이 어서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덧. 누군가의 지적대로 오타가 좀 눈에 띄었고, 책장을 걷기만 했는데 뒷부분의 제본이 쩌억 갈라져 책이 나뉘어버리고 있다. 책을 빨리 펴내는 것도 좋지만 편집과 인쇄에도 신경을 좀 써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