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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 ㅣ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대로 나이만 먹고, '아무것도 되지 못한 채 끝나는 것일까.
아침에 문득 존재에 대한 의문이 생겨났다. 지금 이대로도 괜찮아, 라고 말하고 있지만, 굳이 무엇인가를 이루지 않아도 괜찮아, 라고 말하고 있지만 문득문득 그것의 의미가 무엇일까 싶어지는 것이다. 어릴적에 꾸었던 많은 꿈들을 이루지 못했지만 나는 나름대로 지금의 생활에 만족하면서 잘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의 존재는 그냥 그것으로 됐다는 것일까.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 라고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이 묘하게 공감이 가는 이야기들이 담겨있는 책을 읽고 나면 공감 그 이상의 느낌이 생겨나는 것 같다. 무심코 읽어넘겼던 글들이 굳이 다시 되새기지 않아도 일상에서 툭툭 튀어나오게 될때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는건 아니지만 한번쯤은 잠시 나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기도 한다.
결혼을 하여 전업주부가 되고 엄마가 되며 나이를 먹어가고 있는 자신을 느끼게 되는 사람에게도, 어릴적 꿈은 사라져가고 하루하루 되풀이되는 일상을 살아가며 바라는 것은 미래에 대한 확실한 보장 같은 것뿐인 독신 직장여성에게도 '지금 이대로 괜찮은걸까?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은 뭐지?'라는 물음은 순간순간 존재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것 같다. 하지만 굳이 내가 그 '무엇'인가를 꼭 이뤄야 되는 건 아니지 않을까?
여전히 나는 이 많은 물음에 대해 나 자신의 답을 찾아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왠지 마스다 미리의 이 글들을 읽으면 마음이 놓이고 위로가 된다. 수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다는 그런 위로가 아니라 그 글에 담겨있는 따뜻함이 위로가 되는 것이다.
"아까의 작은 나무. 푸르디 푸르러 겨울에도 시들지 않고 울타리가 되어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벚꽃나무처럼 모든 사람이 이름을 알아주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나는 알고 있다. 종가시나무. 사실은 커다란 나무다. 그런데도 종가시나무는 울타리 역할까지 잘 해낸다. 벚꽃나무는 할 수 없는 일을 종가시나무는 하고 있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여전히 잘 모르지만, 하나 분명한 것은 나는 종가시나무같은 사람이 되고 싶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