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괴물과 악당 중에서도 텡일이 가장 끔찍하고 잔인한 것 같았습니다. 나는 무엇때문에 요나탄 형이 그처럼 위험한 일을 해야 되느냐고 물었습니다. 기사의 농장 벽난로 앞에 앉아 편안히 살면 안 될 까닭이 뭐란 말입니까? 그러나 형은 아무리 위험해도 반드시 해내야 되는 일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어째서 그래?"
내가 다그쳤습니다.
"사람답게 살고 싶어서지. 그렇지 않으면 쓰레기와 다를 게 없으니까"

아이들은 칼을 들지 않고도, 총을 겨누지 않고도, 폭탄을 떨어뜨리지 않고도, 조용히 그러나 가장 아프게, 쓰라리게, 기도로써 눈물겹게 싸운다.
권정생님 글은 참 좋다. 순박하게 소담스럽게 이야기를 해 주신다. 너무나 선한 이야기들이 맘을 슬프게 한다. 그러나 오히려, 그렇기에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맘을 반짝이며 내보이고 희망을 내보인다.
그래서 권정생 선생님의 글은 참으로 좋다. 2002.
번화한 대도시에 살면서 문화의 세례를 직접 받아야만 안목을 키울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나는 말해주고 싶다. 세상엔 책으로 배울 수 있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많다고. 시골집의 작은방에 점처럼 웅크리고 앉아 책을 통해 자신과 드넓은 세계를 연결해본 어린 독학자들의 내면에는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깊고, 넓고, 아름다운 세계가 성처럼 단단하게 구축되어 있다는 것을 말이다. (42)
요즘 바쁘고 일이 많아서 책읽을 시간도 모자라고, 피곤해서 그런지 열시 드라마를 보다가도 잠이 들어버린다. 그런데 엊그제 잠깐 잠자리에서 손에 잡은 이 책은 자꾸만 읽어나가게 된다. 어제는 심지어 새벽에 졸면서도 책을 부여잡고 있었다. 어린 시절의 책들이 떠올라서일까? 아니면 어린 시절의 그 추억의 시간속으로 잠시 들어가고 싶어서였던 것일까. 아무튼. 저자의 어린 시절 그 책들은 나의 어린 시절에 읽었던 책들과는 전혀 딴판이지만 묘하게 공감이 가게 되는 이야기이다. 점심 시간에 짬을 내어 책을 읽다가 다시 빠져들어가고 있어. 그냥 저자의 추억이야기 정도, 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좋다. 좋다좋다 너무좋다.
졸려죽을 것 같다. 끊임없이 먹어대서 속도 부대끼고. 일은 해야겠는데 졸려서 모든 게 다 엉망이 되어가고 있고. 춥고. 발은 시린데 히터가 위치한 왼쪽 옆구리는 유일하게 뜨겁고. 미칠 지경이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