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살롱
황지원 지음 / 웅진리빙하우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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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오페라,라고 하면 고등학교 시절에 오페라의 대중적인 보급을 위해서라며 학교마다 돌아다니며 강의와 공연으로 오페라가 재미있다는 것을 보여줬던 것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사실 그런 경험이 아니었다면 '오페라'라고 하면 지금도 모든 복장을 다 갖추고 자리에 앉아서 무대위에서 성악가들이 부르는 알 수 없는 가사의 노래를 듣는것이라고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뮤지컬과 오페라가 똑같지는 않지만 나는 좀 더 대중적인 친근감을 느끼면서 편하게 관람할 수 있는 뮤지컬이 좀 더 재미있게 느껴진다. 어쩌면 뮤지컬 공연은 몇번 봤었어도 정통 오페라 공연은 실제로 한번도 본적이 없어서 그런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밀라노던가? 여행을 가면 짜여진 일정이 그것밖에 없는지 스칼라 극장이라고 보고 오라고 하던 기억이 난다. 이탈리아 여행이 아니라 그곳을 스치듯 지나가며 독일로 가던 여정일때도 잠깐 그곳에 들렸던 기억이 있는데, 사실 오페라에 문외한인 내게 스칼라좌가 무슨 큰 의미가 있겠는가.

그때는 몰랐지만 '오페라 살롱'을 읽다보니 그 모든 역사적인 건축에는 아주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물론 오페라에 문외한인 내게는 여전히 극장의 의미인 것일뿐이지만.

 

어느 여름날, 친구와 시간을 보내려고 무심코 예매한 영화가 그 유명한 쇼생크탈출이었고, 그 영화속에서 자유를 갈망하며 크게 울려퍼져나오던 아리아를 들으며 처음으로 오페라에 관심을 가졌었다. 유일하게 전곡을 들어봤던 페르귄트 조곡 이외에 오페라 전곡을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피가로의 결혼은 결국 못들어봤지만, 입문자에게 추천한다는 칼 뵘 지휘의 발췌곡 음반은 몇 번 들어보며 오페라를 조금 더 좋아하게 되었다. 어쩌면 오페라 살롱에서 내가 기대한 것은 그런 것이었을 것이다. 나같은 입문자에게 귀를 즐겁게 해 주면서 조금씩 오페라에 마음을 열고 다가서게 하는 것. 그래서 가장 쉬운 방법으로 오페라 실연은 못보더라도 관심을 갖고 들을 수 있는 공연녹화앨범이라도 추천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좀 더 거리감 느껴지게 저자는 온갖 화려함과 사치를 보여주고 있을뿐이다. 아니 뭐 그것으로 비난할 생각은 없다. 요즘은 지구촌답게 아이돌의 콘서트가 있으면 세계 각지에서 모인 사람들이 세계 어느 곳이든 공연을 찾아가니까 오페라 공연을 보러 가지 못할 이유가 없지않겠는가. 하지만 솔직히 내게는 관심밖의 일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이 책을 술술 지나치도록 빨리 읽어버렸다.

따지고보면 한세기 전의 사람들에게는 오페라가 대중적인 오락거리였을텐데 왜 지금은 대중적이라기보다는 상류층이 향유하는 문화처럼 느껴지는 것일까? 물론 책을 읽으며 그런 느낌은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프리미엄이 붙고 웃돈을 얹어줘야 얻을 수 있는 표를 구하고 관람하는 오페라 공연은 내 인생에 없을 듯 하다. 아직까지 나는 그저 앨범으로, 그나마 오디오마저 고장나 이제는 컴퓨터에 연결된 성능이 좀 더 떨어지는 스피커를 통해 아리아를 들을 수 밖에.

 

아, 그런데 왠지 너무 삐딱하게만 이야기를 하고 끝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사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오페라는 꽤 흥미롭게 느껴진다. 오페라 살롱,은 저자가 직접 공연을 찾아다니면서 체험한 이야기들을 풀어놓은 것이고 그렇게 국가, 지역별로 오페라에 대한 차이와 작곡가들의 이야기, 오페라의 내용, 성악가들에 얽힌 이야기까지 쉽고 재미있게 풀어놓고 있다. 오페라의 기본을 알 수 있게 개념 설명도 잘 해주고 각 지역의 여행에 대한 이야기도 양념처럼 맛을 내며 들어있으니 '오페라'에 대한 작은 관심이라도 있다면 이 책은 흥미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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