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심심하게 읽으면서 이 책을 거의 다 읽어갈무렵부터, 책을 다 읽고 마지막장을 덮으면서는 왜 자꾸만 수짱의 이야기를 '여자공감'이라고 말하는지 알 수 있겠다.
수짱의 일상만이 아니라 내 일상에서도 날마다 겪고있는 일들. 매번 똑같은 일을 당하면서도 뭐라 속시원히 말하지 못하는 사소한 일들. 사소한 일들이지만 그것이 쌓이고 쌓이면서 스트레스가 되고, 나의 스트레스와는 상관없이 다른 사람들은 내가 괜히 신경질을 내고 있다고 가볍게 넘겨버리는 것까지.
어느 직장에나 '그런 사람'은 있는 법이라고, 아무래도 싫은 사람,은 반드시 한명이상 꼭 있을꺼라고 생각했는데 이건 완전 격하게 공감이 간다. 나와 똑같이 당하고 있어! 라거나 똑같이 못되먹은 사람들이 있어! 라는 공감이 이리 격하게 될 수 있다니. ㅎ
새삼... 이 책을 처음 받았을때가 생각나지 않을수가 없어.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여자 공감단'이라니 궁금해..라는 심정이었고, 공감단에 선정되었다는 안내와 함께 책갈피로 쓰기 좋은 카드가 석장이나 담겨왔다. 이건 뭔가, 싶었는데 무작위로 받은 그 번호에 '의미'를 부여하라니.
내가 읽고 싶은 '아무래도 싫은 사람'을 먼저 펴보기도 전에 '아, 싫다'가 먼저 떠올라버렸다. 그래도 일단 내 안에 잠재하고 있는 책임감이라는 것때문에 그닥 좋아할수없는 번호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이것저것 찾아보지 않을수없었다.
http://blog.aladin.co.kr/lifewith_/6590569
일단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책 제목으로 찾아봤지만 그건 아무래도 한계. 더구나 68을 찾을수 있을리가 있나.



상품찾기를 하다가 결국 집에 있는 책장을 쓰윽 훑어보면서 숫자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6도 아니고 1984도 아니고, 68까지 갈 수 있는 숫자는 이렇게 오랜 월동안 장기연재를 하고 있는 만화책밖에 없는 걸까, 싶었다.
그러고보니 68. 이런 숫자는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만 얻을 수 있는 숫자구나... 이것만으로도 이 숫자는 의미가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책장에 있는 책에서 내게 큰 의미가 있는 책을 발견했다. 그것도 68번!

토토로가 놓여있는 [긴 이별을 위한 짧은 편지].
문학동네 세계문학 68번째 책.
이 책은 내가 문학동네 독자모니터로 작업을 한 책이다.
아아, 난 앞으로 68이란 숫자를 좋아하게 될 것만 같아. ^^

그래, 아무래도 싫은 사람, 싫어하면 어떻냐고. 싫은건 싫은건데. 조만간 공감할 수 있는 친구 만나서 오랫만에 수다를 좀 떨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