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루일기 - 하루의 인연 만들기 ㅣ 샘터만화세상 1
이진이 글 그림 / 샘터사 / 2003년 10월
평점 :
특별한 것도, 특이한 것도 없는 하루일기.
나도 일기를 쓰지만 짧고 굵게가 아니라 주절주절, 늘어지며 길게 쓰는 넋두리일 뿐인 내 글과는 달리 깔끔하다. 그래서 맘에 든다. 많은 글을 읽기 싫어하기 때문이 아니다. 내가 느끼는 감정들, 나의 일상, 친구들... 그 모든 것이 '어쩌면 하루일기는 내 일기일지도 몰라'라는 생각을 하게끔 하기 때문이다.
가끔씩 한두페이지를 읽다가 혼자 멍하니 앉아있게 된 엊그제 처음부터 끝까지 한숨에 다 읽어보았다.
오래전에 친구가 방정리를 하다말고 쌓여있는 편지함에서 꺼낸 내 편지들에 새삼 따뜻한 감동을 느꼈다며 가만히 '친구야'라고 불러주던 그때의 느낌이 되살아난다.
하루일기는 묵은 편지를 꺼내들고 기뻤던 일이든, 우울했었던 일이든, 아직도 뾰족하게 아픈 추억이 되었든... '행복한 추억'으로 슬며시 웃음짓게 되는 마음을 갖게 한다.
이제 가끔씩 우울할 때, 진한 커피향과 함께 떠올릴 추억이 가물거리게 되면 하루일기를 펴들어야겠다. 아니면 이제부터 나의 하루일기를 쓰기 시작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