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빠지는 도시락,과 한국인이 좋아하는 밑반찬 요리책이 보인다. 아, 절실하게 필요하다. 나는 지금 살을 빼야할 처지에 처해있으며 해주는대로 아무거나 집어먹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내가 직접 밑반찬을 해야하는 처지에 있게 되니 이런 책들이 절실해진다.
그런데 요리책을 뒤적거리다보면 - 집에도 찾아보면 꽤 많은 요리책이 있을 것이다. 이천원으로 밥상차리기에서부터 시작해서 소문난 가정요리사라기보다는 박찬호의 아내로 더 광고를 했던 고급스러운 리헤의 메이저 밥상,책까지.
가장 손이 덜 가는 요리법이 담긴 책은 소박한 밥상,이지만 아쉽게도 마당에서 뜯어낼 수 있는 풀은 이제야 겨우 뿌리를 내리고 있는 페파민트 정도밖에 없어서 일단 넘기고, 양파지를 만들때 꺼냈던 리헤의 책과 밥먹는까페 책은 정말 만들고 싶은 요리가 많지만 장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쉽게 후다닥 밑반찬으로 해 먹을 수 있는 건 차분히 앉아서 또 책을 뒤져봐야 한다.
그런데 요즘 음식에 대해 쉽게 질리지 않는 무던한 입맛을 가졌다는 걸 다행이라 생각해야할지 고민인것은 나날이 게을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월요일 토마토 소스를 베이스로 집에 있는 온갖 야채를 다 쓸어담아 볶고는 벌써 3일 점심을 해결했다. 물론 소스양념이 조금 남아 있어서 오늘은 끝내기로 스파게티면을 삶아 볶아먹는 변화를 주긴 하지만 기본은 똑같지 않은가. 그리고 또 내일 하루, 금요일 점심은 어떻게 해결하나 가 고민이다. 뭐 대부분 이럴땐 그냥 라면끓여먹고 말긴 하지만말이다.
오징어포도 다 먹어가고 라면끓여먹을 때 양파라도 썰어넣고나면 이제 냉장고에 남아있는 건 매운고추와 탱글한 가지 하나.
맛있는 거... 먹고 싶은데 도대체 뭐가 맛있는거지? 라는 생각도 하나.

건강식을 해야하는 환자들(ㅡㅡ;;)과 일주일에 한번 찾아가서 먹는 4인상. 도토리묵, 감자전, 야채비빔밥, 녹차와 옹심이 수제비. 쓰읍~
어제는 복날이었는데 모르고 그냥 지나쳤다. 아, 어쩐지 길거리에 흘러나오던 닭튀김 냄새도 고소하더라니...
더운 여름날, 뭔가 해먹기엔 땀이 너무 많이 흘러, 싶을 때... 김밥 한 줄로 끝. 이라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것도 쉽지 않아.

재료를 다 썰어서 볶아뒀다가 밥에 마요네즈 혹은 치즈만 살짝 얹어 먹어도 맛있는 한끼니가 되긴 하지만... 이건 열량이 또 너무 많아,라는 생각에. 아, 정말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 그게 힘든거야.
반면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른다는 책,은 쌓아놓는 것이 너무너무너무 쉽기만 하고. 물론 책살돈이있어야하는것이지만말야.
내게 있는 책이 뭐였는지 기억이 안나. 분명 세계여행 책 중에 하나가 있는데... 이것 역시 새빤찍한 책 그대로 책장에 꽂혀있겠구나.
그 사이에 책은 벌써 시리즈처럼 세권이나 나왔는데...
읽고싶다읽고싶다, 읊어대고 있지만 나는 정말 책을 읽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보관하기 위해 사는 것 같아. 도대체 어떤 만족을 위해서?
심윤경의 소설이 나왔다. 긴 설명이 필요없을 것이다.
그처럼 오기가미 나오코의 소설이 나왔다, 긴 설명이 필요없을...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나 역시 그냥 지나칠뻔했다. 그런데 이 낯설은 저자의 이름과 왠지 옛것이 떠오를 것만 같은 분위기의 '히다리 포목점'은 바로 카모메 식당의 감독이 내놓은 첫 소설집이라고 한다.
등장인물도 비슷하고 느낌도 비슷했던 영화 카모메 식당, 안경
그리고 드라마 수박.
뭐랄까
추억과 그리움과 잔잔함과 웃음과 감동과 일상이 마구 뒤엉켜서 현재의 나 자신을 보게 되는 그런 것?
소설에도 그러한 것들이 담겨있을까, 기대하게 된다.

졸려 죽을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