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엔 돌아갈 수밖에 없을 세상에 대해 생각했다. 집안의 패물이라도 훔쳐내지 않고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삥을 뜯기고, 온몸의 멍이 가실 날 없이 다구리를 당하고, 심지어 얼굴 길쭉한 양아치새끼에게 강간까지 당해도 하소연할 곳 하나 없었던 세상, 뜻밖의 임신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열일곱살짜리 임신부에게 아무런 해결책도 제시해주지 않았던 세상, 만년 왕따인 슈퍼울트라 개량돼지와 후까지 만땅 학년 짱이 친구라는 사실을 결코 인정해주지 않았던 세상에 대해서 말이다. 서태지에게 그랬듯, 세상은 우리에게도 지나치게 가혹하기만 했다.(206) 

 

 

 

내 마음이 그래서인지 자꾸만 울컥거린다. 안그래도 일이 손에 안잡히는데. 가볍게 읽을 수 있을 줄 알았던 이 책이 너무 무겁게 다가온다. 마음이 먹먹해지고. 세상살이가 쉬운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아는 것은 정말로 보호장벽으로 둘러싸인 아늑한 보금자리였을뿐, 나는 세상밖으로 나간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1-06-02 17: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11-06-03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