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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램덩크 1 - 완전판
이노우에 다케히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1년 6월
평점 :
품절
스포츠 만화라는 걸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우연히 이 책을 소장하고 있는 친구에게서 빌려 읽어보게 된 것이 몇년 전. 그리고 인터넷에 떠도는 불법스캔본으로 다시 읽어보게 된 것이 몇달 전. 그러다 드디어 얼마전 슬램덩크 완전판을 구입해 다시 읽어보게 된 것이 어제.
얼마전에 탄핵반대 릴레이 만화를 보다가 강풀이라는 인터넷 만화가의 홈피에서 그가 최고로 꼽는 만화에 '슬램덩크'라 되어있는 것을 보고 역시~!라는 생각을 했었다. 강백호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이어져가고 있지만 실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주인공들은 농구에 인생을 건 등장인물 모두라는 말에 공감한다. 개인적으로 슬램덩크는 모름지기 스포츠 만화가 갖춰야 할 덕목을 갖췄다..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슬램덩크를 읽기 전이었음에도 언젠가 TV방송에서 슬램덩크에 묘사된 농구묘기는 실제로 가능한 것인가, 라는 타이틀로 여러가지 실험을 했던것으로 기억한다. 그때 대부분의 기술이 성공했기에 만화라는 것이 단지 허황된 것들만을 늘어놓는 것이 아님을 새삼 모두에게 이야기했었다. 마치 그것이 나의 자부심이 되는 것 마냥...
하지만 지금 슬램덩크를 다시 읽어보면서 느끼는 것은 또 다른 것이다. 풋내기 초보 주제에 '천재' 라는 호칭을 스스럼없이 붙이는 강백호는 분명 코믹 만화의 캐릭터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만화를 읽어나가면서 '천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분명 운동신경이 남달라 배우고 익히는 속도가 빠른것은 사실이겠지만 그러한 강백호가 불과 4개월만에 농구선수로서의 재능을 발휘한다는 것은 아무리 만화라지만 심한것 아닐까, 라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기본에 충실하여 기초동작을 정확히 익히고, 다른 사람들의 열배, 백배에 달하는 연습을 하는 노력. 그것이 천재 강백호라는 인물에 빠져들게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엄청난 연습량으로 운동화가 찢어진 장면 컷이 내게 감동적으로 다가온 이유 또한 그렇다.
지금 내가 무엇을 하든 나의 현재 실력을 인정하고 그 수준에서 인내와 끈기를 갖고 노력해야 하는 것. 이것이 2004년 4월에 읽은 슬램덩크의 느낌이다.
아, 물론... 이 책은 그리 심각하지 않게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여러번 읽어봤음에도 순간순간 나도 모르게 책을 손에 쥐고서 키득거리고 있었으니... 무두들 신나게 읽을 수 있는 책일 것이다. 그래서 감히 추천한다. 꼭 읽어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