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넷상에서 대세인 성균관 스캔들이 재미있을 것 같아 챙겨보기 시작한 건 과거 시험장의 풍경묘사가 왠지 연암의 글토막을 연상시키고 있기 때문이었다. 스틸컷으로 연출된 부분도 좋았고, 적당히 사극과 현대극이 섞여들고 진행이 빠른듯해 보이는 것도 맘에 들고.  

드라마를 보다가 원작소설이 궁금해진건, 정박사의 강의때문이었다. 틀을 과감히 깨버리는 그 강의는 정말 멋졌기때문에 원작소설에는 더 많은 틀깨기가 있지 않을까 싶어 읽어봤는데 결론적으로 성균관 스캔들이라는 드라마의 성공은 드라마 작가와 연출가의 힘이라 믿어버리게 되었다. 사실 이 드라마가 그리 대세인 줄 모르고 평소처럼 글 하나를 올리고 휴가받아 인터넷은 신경도 쓰지 않고 있었다. 며칠이 지난 후 내 블로그를 열어봤다가, 겨우 한두명이 볼까말까하는 내 글의 조회수가 육백을 넘어가고 있어서 정말 놀래버렸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내 글에 지지를 해주는 사람들도 많았다는 거. 

그때는 책을 술렁거리며 읽은 후 간단히 쓴 글이었고, 드라마도 반정도 진행된 상황에서 드라마작가와 연출자가 원작보다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는것이 분명하다는 느낌뿐이었는데. 

중반을 넘어서면서, 왠지 좀 더 짧게 끝내도 좋을 이 드라마가 조금씩 길게 늘어지는 느낌이 들고, 짧고 굵게 대사를 쳐주던 작가가 집에 뭔 일이 생겼나 싶게 어물쩡거리고 연출은 손발이 오그라들게 작위적이라는 것이 보여버리고 있다.  
이 드라마, 인기에 편승해 작품수를 늘린다면 진짜 화낼꺼야! 라는 말이 튀어나올만큼.

그런데 오늘 내가 왜 성균관 스캔들이라는 드라마가 특히 더 좋았는지 하나 더 생각나버렸다. 예전에 꽃보다 남자라는 드라마를 본 원작마니아들이 한드를 비판하는 가장 큰 이유가 잡초처럼 밟아도 꿋꿋이 일어서는 굳건한 츠쿠시를 의존적이고 연약한 여자애로 만들어버린 것이란 이야기를 얼핏들었었는데, 성균관 스캔들에서 김윤희는 자주적인 주체로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쯤에서 드라마 작가가 분명 여자일꺼야,라는 선입견의 확신을 갖지 않을수가 없다.
굳이 천주학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금등지사라는 역사적 문헌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음을 보여주고, 그 새로운 세상이라는 것이 차별이 없는 세상을 말하고 있음은 드라마에서 여러번 강조되었고 그 차별이라는 것이 특별히 더 여성에 촛점을 맞추고 있으니까.   

뭐 어쨌거나 그 원작에서 이러한 이야기를 만들어낸 드라마 작가의 위대한 능력에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가 없어. 내가 의미있다고 여기는 것들에만 의미를 두며 드라마를 보고 있는 관점에서는 특히 더. 

 

 

 

이건 뭔가 좀 더 잘 정리를 해 보고자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도저히머리가맑아지지않고점점더무거워지고눈도반쯤감기고있는상태가되어가고있어서갈수록더엉ㅇ망이되고있다수습해보려고하지만글이엉뚱한곳으로흘러가고있음이야지금까지쓴글은아쉬운대로아깝단생각이드니그냥롤올린다이럴땐방문자수가적다는것이안심이다한가로운나의서재로세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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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10-10-20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그래도 볼사람은 다 본다는 거.
옆지기가 보는 틈에 끼어 살짝살짝 보곤 하는 데 전체 스토리는 잘 모르겠고, 김윤희의 맹랑함에 점점 빠져들고 있습니다. 시대적 배경이 정조시대더군요. 새로운 세상을 열고자 했던 왕의 기운이 드라마에 녹아들기 시작하는 싯점이 어제의 씬이었나 싶어요.

chika 2010-10-20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라마의 원래 원작은 그냥 연애소설...일걸요? 어느새 읽은 기억이 가물가물...ㅎ
과거시험장에서 시제를 올렸던 김윤희와 이선준의 명문은, 아마도 홍벽서의 그 명문장 역시 원작에는 없는것으로 기억합니다. 이제 드라마의 남은 부분은 아마도 금등지사를 찾고 말씀대로 정조가 새로운 세상을 열고자 하는 것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지 않을까.. 싶은데. 이후의 역사는 쓸쓸해지니 그 정도에서 끝내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