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얘기 하는 걸 그리 꺼리는 편이 아니다. 그렇지만 아무에게나 아무말이나 막 하는 걸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뭐 말하자면 지극히 평범하게 하고 싶은 얘기는 하고 하고 싶지 않은 얘기는 꺼내지 않는 그런 성격인데. 

말하고 싶지 않은걸 자꾸 캐물어대는 사람에게는 짜증이난다. 내가 한마디 하면 그 말을 여기저기 퍼뜨릴 사람인 걸 알고 있기때문에 내가 이번 여름휴가를 어디로 어떻게 가는지 얘기해주고 싶지 않아서 대답을 안했건만. 내 태도에서 분명 말하기 싫은걸 알아 챌 수 있을텐데도. 자꾸만 캐묻는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이 자기가 알고 싶은 것만 캐물으면 된다는 그 태도가 짜증이 나서 미칠 것 같다. 내가 그 사람을 무시할꺼였으면 한마디로 '말하기 싫다' 하면 끝이겠지만, 그건 한사무실에서 같이 일하는 직원에 대한 예의는 아닌것같아 그냥 얘기를 했는데. 나는 또 내가 그렇게 대꾸를 해 줬다는것에 대해 짜증이 나는거야. 아, 정말 짜증나. 이래도 되는건가 싶을정도로. 

에어컨을 틀지 않고도 바람이 시원해 견딜만 하지만 나 혼자 쓰는 공간이 아니라 사무실 근무시간이 되기 5분전쯤에 항상 에어컨을 켜 놓고 사무실을 시원하게 해 두는데 오후에 들어오면서 명령투의 말로 '에어컨 켜세요'한다. 나보고 더우면 켜라고 하는데, 자기가 더워 미칠 것 같은 표정으로 말만 나보고 더우면 에어컨 켜라고 하면 그 말이 곱게 들릴리가. 그냥 '안더워요? 더우니까 에어컨 틀죠?'라는 말로 하면 솔직하지. 자기는 괜찮지만 내가 더울까봐 에어컨 켜라는 듯 말표현만 그렇게 하면서 더운데 에어컨도 안켜놓고 뭐하는 짓이야 라는 표정을 하면. 화나지.
아, 그런데 항상 모든 일에 말표현을 그렇게 하다보면 다른 사람들은 그사람이 타인에 대한 배려가  대단하다고 생각하겠다. 음.. 그런건가?

하지만 언제나 자기는 상관없이 나를 배려한다는 듯이 말은 내뱉지만, 그 속이 훤히 들여다보여서 더 짜증이 난다. 

 

기본적으로 관심도 없고, 제발 나에게 관심도 가져주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자꾸 자기 얘길 꺼내는 것도 귀찮아 죽을지경이다. 그래도 그건 그냥 들어준다. 성격차이라는 걸 이해해야 할 나이가 되었으니까. 하지만 왜 상대방은 내가 내 얘기를 자기에게 하기 싫어하는 걸 이해해주지 못하는거냐고. 아무리 이해력이 좀 부족하다고 해도 말이지. 별로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아니 정말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는 사람이 자꾸 그러니까 화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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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0-07-28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한테 꼭 피해를 주지 않아도 그냥....
맘에 안드는 사람이 있는건, 그닥 친하고 싶지 않은건 제가 그릇이 작아서겠죠? 전 아무래도 성인은 아니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