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많은 시간이 흐른 후, 나는 한 이야기를 읽는다. 

어떤 마을에, 아마도 유럽인지 미국인지에 드넓은 초원이 있고, 거기에는 진한 갈색의 멋진 종마가 풀을 뜯고 있다. 그 곁에는 그 말을 돌보는 할아버지가 살고 있고, 그 종마를 사랑하는 어린 소년이 있었다. ...
그런데 그 종마가 병이 난다. 밤새 진땀을 흘리며 괴로워하는 종마에게 소년이 해 줄 수 있는 일이라고는 시원한 물을 먹이는 것밖에 없었다. 그러나 소년의 눈물겨운 간호도 보람이 없이 종마는 더 심하게 앓았고, 말을 돌보는 할아버지가 돌아왔을 때에는 다리를 절게 되어 버린다. 놀란 할아버지는 소년을 나무랐다.
"말이 아플 때 찬물을 먹이는 것이 얼마나 치명적인 줄 몰랐단 말이냐?"
소년은 대답했다.
"나는 정말 몰랐어요. 내가 얼마나 그 말을 사랑하고 그 말을 자랑스러워했는지 아시잖아요"
그러자 할아버지는 잠시 침묵한 후 말한다.
"애야,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어떻게 사랑하는지를 아는 것이란다"

 

 

피곤해 죽을 지경이다. 여전히 집 정리 중이고, 아직도 정리중이다. 그 와중에 어제는 모기때문에 잠을 설쳐서 사무실에서 까무라칠만큼 졸려 죽을뻔했다. 집에 와서는 급하게 샌드위치 뜯어먹고 바로 또 성당으로 갔다. 정말이지 까무라칠 것 같았지만, 애들이 성가제 참가한다고 리허설을 하는데 안가면 안될 것 같아 꾸역꾸역 간식을 챙겨들고 갔다. 

사람이란게...머리가 핑 돌만큼 피곤하고 죽겠는데도 애들앞에 있으니까 마구 움직이며 뛰어다니고 목소리도 높아진다. 그렇게 쌩쌩하게 리허설 보고 노래 연습하는 거 보고 집에 오니 옷도 안갈아입고 대자로 누워버렸다. 그대로 가만히 있으면 꼼짝도 못할 것 같은 느낌에 서둘러 일어나 씻고 나오니 이 시간. 

피곤해 죽을 지경이라면서 씻고 바로 잠자리에 눕지 않고 컴을 켠 이유는 - 요 며칠 너무 피곤해서 집에 와서는 컴을 안써본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컴을 켜고 글쓰기를 하는 이유는. 

오늘이 시월의 마지막 날,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썰렁해져만 가고 있는 알라딘 마을이지만 여전히 건재한 알라디너들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이유는 티격태격 싸우면서 정이 폭 들어버린 만두언냐의 생일이 오늘이고, 축하를 해 줘야겠기 때문이다. 

 

내일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바쁠예정이라... 비몽사몽 헤롱거리며 글을 쓰고 있다. 생일축하인데 왠지 막막막 비장한 각오로 글을 쓰는 것 같아, 지금 이 순간 이 글을 올려야되나 싸그리 지워야되나 고민까지 해대고 있다. ㅠ.ㅠ 

이런 날, 많은이들이 즐찾하는 서재가 아니라 섭섭해진다. 많은 분들이 축하를 해 주고 함께 기뻐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말이다. 그래도 뭐 이미 많은 분들이 축하인사를 건넸을 것이다. 아무튼, 그러니까. 

만두언냐! 생일축하해~! 나이 한살 더 먹었다는 걸 축하해야 할 일인지 모르겠지만. ㅎㅎㅎ =3=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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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만두언니가 그리 말했습니다
    from 놀이터 2010-12-18 11:09 
    슬픈 많은 날들 중에 웃는 하루는 그 어느 날보다 빛날꺼야.      물만두 2009-11-04 16:29   댓글달기 | 삭제 | URL   선물 잘 받았어. 쓸려고 하는데 알라딘에 모습을 안보여서 못썼어. 미안.
 
 
물만두 2009-10-31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마워. 당근 축하할 일이지. 나이를 먹는다는 건 좋은 일이라구^^
난 요즘 이 시만 생각하며 살아.
삶이 그대를... 까묵었다 ㅜ.ㅜ
암튼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모든 잠언과 명상집을 통일하는 문구라는 생각이 들어.
슬픈 많은 날들 중에 웃는 하루는 그 어느 날보다 빛날꺼야.
오늘 자기 글을 읽는 이 순간도 그래.
그래서 고마워.
가끔이라도 여기 이렇게 와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