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사이유의 장미 1 - 새로운 운명의 소용돌이 속으로
이케다 리요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1년 3월
평점 :
절판


몇년 전 베르사이유의 장미에 대해 얘기하면서 나는 결코 이 만화가 순정만화가 아니라고 강조를 했었다. 프랑스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이루어진 자유, 평등, 인간에 대한 사랑의 이야기를 담은 위대한 만화라 했었던 기억이 있다.

'나는 이전에 제군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마음은 자유라고.. 어떤 인간이든지 인간인 한.., 누구의 노예도, 소유물도 될 수 없는 마음의 자유를 갖고 있다고. 지금 나는 그 말의 잘못된 점을 정정하려고 한다. 정정이라는 말이 적당하지 않다면 덧붙인다고 해도 좋아. 자유라는 것은 마음에 있는 것만은 아니다. 인간은 그 손 끝 하나, 머리카락 한 올에 이르기까지 신앞에서 평등하고 자유로워야 하는 것이다..'

이야기의 중심축을 이끌어가는 오스칼이 귀족신분을 버리고 민중의 편에 서기로 결심하며 하는 말이다. 아마도 나는 너무 경직되게만 이 만화를 봤었나보다. 이 만화를 다시 읽어보기 전까지도 자유, 평등에 대해서만 생각을 했었으니까.

훌쩍 커버린 지금 다시 베르사이유의 장미를 읽어보니 훨씬 더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는 것을 느낀다. 물론 진실은 또 다른 모습을 보이며 내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하지만 이 이야기의 핵심 주제는 '사랑'이라는 확신이 생긴다. 이성에 대한 사랑뿐만이 아니라 가족에 대한 사랑, 친구에 대한 사랑, 동료에 대한 사랑, 조국에 대한 사랑...

누군가에게서 우리는 보고싶은 것만 보는 경향이 있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다. 나 역시 이 만화책을 보면서 보고싶은 것만 봤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진실에 조금씩 다가갈 수록 시야가 넓어지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베르사이유의 장미를 다 읽은 지금 또다시 세상을 바라보는 내 시야는 넓어졌다는 것도 분명할 것이다.

죽음을 앞둔 오스칼이 로자리에게 슬퍼하지 말라며 하는 말이 마음에 남는다. '신의 사랑에 거역할 도리도 없는 형편없이 작은 존재이긴 하지만, 자기의 진실에 따라... 한순간도 후회없이 주어진 삶을 살아왔다. 인간으로서 이 이상의 기쁨이 또 있을까?

나의 안위와 욕심이 아니라 나의 진실을 따라 삶을 살아간다면... 모두가 그렇게 살아간다면...

순수함은 진실의 결정체일 것이다. 그러니 나는 잘못알았던 듯 하다. 이 책은 순정만화...맞는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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