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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예술가는 무엇을 훔쳤을까
데브라 N. 맨커프 지음, 정상희 옮김 / 서교책방 / 2026년 10월
평점 :
개인적으로 이렇게 부정적인 어휘 선택은 그리 선호하지 않는데, 이 책에서 언급하는 부분이 예술가들에 대한 것이라 일단 책의 내용이, 예술가들의 작품 활동에 대한 또 하나의 시선일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관심을 갖게 되었다.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내용 자체는 어렵지 않고 술술 읽혀서 좋았는데 막상 책장을 덮고나니 내가 무엇을 읽었나...싶은 생각에 잠시 멍한 느낌이어서 책을 너무 쉽게 읽었구나 라는 자책도 슬며시 올라온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 피카소의 작품에 대한 글을 읽고 아프리카 박물관에 전시된 가면의 모습을 보다보니 피카소의 작품과 너무나 닮아있어서 이후에는 피카소의 창작품이 아니라 아프리카 부족의 가면을 보고 따라 그린 것 같은 느낌을 받았었다. 그래서인지 '위대한 예술가는 무엇을 훔쳤을까'라는 물음에,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예술가들의 영감의 원천, 배움과 아이디어, 다른 예술가들에게서 받은 영향과 자신만의 것으로 변형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별다른 반감없이 친숙하게 저자의 글을 읽을 수 있었다.
고흐가 밀레의 그림을 모방하여 그린 작품들은 이미 많이 알려져있으며, 뒤샹의 수염달린 모나리자 같은 경우는 예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어도 한번쯤은 봤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널리 알려져 있는 것뿐만 아니라 사진 기술의 발달이 풍경화가들에게 미친 영향, 인상파가 그려내는 순간의 그림이 똑같은 풍경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도 비교해서 보여주고 있어서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글의 내용도 재미있지만 거장들의 그림을 보는 재미도 있다.
예술서를 많이 읽어봐서 그런지 - 솔직히 설명을 하라고 하면 절대 못하겠지만 - 여러 책에서 언급되었던 내용들이 조금씩 묻어나오고 있기는 한데 그것을 예술가의 모방으로만 보지 않고 모방을 넘어 타인의 작품이나 아이디어에서 온전히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어 내는 '위대한' 예술가들이라 언급하며 설명하고 있는 것이 조금은 다른 것 같다.
주로 예술가의 삶과 화풍에 대한 관점이나 박물관에 소장된 그림을 중심으로 설명을 하거나 동시대 혹은 예술사적인 의미로 구분된 시대사조를 나누어 설명하고 있는 예술서들을 읽다가 오롯이 작품에 대한 설명과 그에 대한 영향과 비교만을 통해 그림을 다시 보게 되는 새로운 것도 많이 알게 되어 재미있는 책읽기가 되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