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린 오후. 아니, 미치게 졸린 오후.
일없이 일어나서 여기저기 참견을 하면서 나대다 앉았는데 여전히 졸린 오후.
한동안 스페인차를 잘 마시다가, 어느 순간 이건 꿀차가 아니라 꿀이 스쳐간 카모마일차,라고 느껴지면서 꿀차가 싫어지기 시작했는데. 역시. 스페인에서 사 온 차는 맛이 다르다.
한국에서 수입한 차는 그걸 풀어헤치고 내용물을 조절해서 재포장한 후 판매한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었는데, 그 말을 백퍼센트 믿게끔 하는 맛의 차이가 느껴진다.
아무튼. 그걸 생각했더라면 지난 번 스페인 여행 갔을 때 차를 사오는건데. 아니면 꿀이라도 사오는건데. 심한 목감기에 - 표현하기는 좀 그렇지만 아침 저녁으로 누워있어도 목에서 계속 엄청난 누런 덩어리들이 나와서 미칠 지경이었는지라 숙소에 들어가 식사하러 갈 때마다 일회용 꿀을 계속 담아와서 따뜻한 물에 타서 마시다가, 남은 꿀을 들고 왔었는데.... 하아. 그 꿀이 그렇게 맛있던 것인줄은.
그리스, 터키에서 싸고 좋은 꿀을 사오는 것이 선물템이라는 말을 듣고 꿀을 사왔더랬는데 내가 먹어봤을 때, 적어도 터키에서 산 것보다는 스페인 꿀이 더 맛있기는 했다.
아무튼. 졸려서 되는대로 떠들고 있는 수준이라 핵심이 뭐인지도 모르겠지만.
친구가 선물이라고 사 들고 온 꿀허브차는 맛있어서 미치것고, 두어시간의 수다로 풀어놓은 산티아고 순례여정은 재미있으면서 부럽기도 했지만 내가 가 볼 길은 아니라는 생각에 그저 듣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었지만.
하아.
언젠가 스페인은 다시 가보고 싶은 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