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다가 무섭습니다.
얼마간은 내가 수영을 잘 못해서 그렇습니다. 언제든 벽을 붙잡을 수 있는 수영장이 좋아요. 하지만 볼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자연스레 두려워하는 마음이 들게 마련이지요. 파도치는 바다를 내려다보면, 저 깊은 물속에 눈이 없고 촉수가 달린 무시무시한 생물이 숨어 있다.
가제 발목을 휘감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이 걷잡을 수 없이 용솟음집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나 혼자만은 아니에요. 바다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자신이 아직 알아내지 못한 부분을 무서운 이야기로 채웠습니다.
물속에서 어른대는 저 이상한 그림자는 무엇일까? 바다 괴물이겠지. 올해는 왜 이리 고기가 안 잡힐까? 바다 악마 때문일 거야. 며칠 전에 떠난 배가 왜 아직도 돌아오지 않지? 언어가 데려갔구나. 분명해.
나는 바다에 대한 나만의 옛이야기를 쓰고 싶었습니다. 하나의 모험담에 제가 좋아하는모든 것을 듬뿍 담아서요. (셀키! 악당 인어! 마법 할머니! 장식 가발을 쓴 바다 악마!)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전 세계의 옛이야기 책을 두루 읽어 보니, 아름다움이라는 주제가꾸준히 등장하더군요. (하하) 인어는 아름다운 노래로 선원을 유혹하고, 심해어는 찬란한 빛으로 순진한 물고기들을 입속으로 유인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사는 현대 사회도 외모에집착하고 있으며, 우린 어려서부터 그것을 몸과 마음에 익힙니다. 특히 여자아이들이요.
아주 어려서부터 나는 외모가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남자 형제들보다 훨씬 더중요하다는 것도요. 잡지, 영화, 심지어 우리 어머니까지 모두가 젊음과 미모가 최고라고 강조했습니다. 당연히 늙음과 추함은 나쁜 것이고요. 이는 내가 숨 쉬는 공기였고 내가 헤엄치는 물이었어요.
제인도 그 물에서 헤엄칩니다. 그가 사는 세상에서 그는 결혼을 할 수 있을 만큼 예쁘지않고, 그렇기에 가치가 없어요. 당연히 그가 사랑에 빠지는 상대도 마을에서 가장 곱상한 피터입니다. 두 사람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실은 상관없어요. 제인에게 수많은 장점이있다는 사실도 상관없고요. 그는 다른 길을 알지 못합니다. 로렐라이와 그 자매들도 같은 함정에 빠져 있기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젊음을 유지하는 데에만 온 생을 바칩니다.
이야기를 만들 때에는 늘 주의해야 합니다. 영웅은 잘생기고 악당은 못생긴 그 모든 동화들을 되돌아봐요. 너무나 많은 불행이 아름다움처럼 덧없고 주관적인 것에 매달리다 찾아오는데도, 여전히 우리는 선과 악을 단순히 아름다움과 추함으로 표현하곤 합니다.
작가들은 종종 자신이 어렸을 때 읽고 싶었던 책을 쓴다지요. 어린 시절의 나는 아마 이책을 아주 좋아했을 거예요. 평범한 외모의 소녀가 특별한 모힘을 통해 자신의 다양한 특성 모두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법을 배워 나가는 과정을 함께하면서, 그동안 봐 왔던 온갖아름다운 디즈니 공주로부터 해방되는 소중한 경험이 되었을거라 믿습니다.
물론 완전히 해방되려면 멀었어요. 거울을 보고 얼굴을 찌푸릴 때마다 마음 깊은 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차분하고 깊게 들여다보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입니다. 무섭고 힘든 일이지만, 그만큼 가치가 있는 일이기도 하지요.
일단은 수영강습부터 시작해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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