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걷기를 하다 멈추면 그제야 발에 잡힌 물집이느껴집니다. 물집이 잡힌 걸 모르고 어떻게 10km고, 20km고 그 긴 거리를 지나왔나 싶을 정도로요.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발을 내디디려고 하면 그때는 물집이 너무 쓰라리고 발바닥도 뻣뻣해져서 걸을 엄두가 나지 않는 거예요.
저는 지금 그런 기분입니다. 숨을 고르면서도 발가락 마디마디에 잡힌 물집이 느껴져요. 하지만 이 상처가 아물기 전에 또다시 걷고 뛰어야 하는 날이 온다면, 아마도 저는 다시 한 발 한 발 발걸음을 교차하고 움직이고 있을 거예요. 발가락에 잡힌 물집에, 뻣뻣해진 발바닥에 무뎌지는방법은 한동안 그 아픔을 고스란히 느끼며 묵묵히 걷는 것이니까요. - P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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