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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한 세계사 2 - 전쟁과 혁명의 시대 ㅣ 선명한 세계사 2
댄 존스.마리나 아마랄 지음, 김지혜 옮김 / 윌북 / 2025년 4월
평점 :
책을 읽기 시작하고 나서야 '선명한' 세계사라는 제목이 의미하는 선명함이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지 깨달았다. 흑백의 사진을 최대한 실제 색을 입혀 컬러사진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한 장의 사진을 통해 역사의 한 장면을 볼 수 있으며 역사적 의미를 설명해주고 있는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좀 의외인 사진들도 많아서 역시 세계사에 대한 관점이 다를 수 있음을 새삼 느껴보게 된다. 조금 더 아쉬운 것은 저자 자신이 '사진의 출처는 다양하다'라고 밝히고 있는데 본문의 내용에서 몇몇 사진에 대해 사진작가와 출처를 언급하는 것 외에 대부분 출처는 밝히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전쟁과 혁명의 시대'라는 부제가 붙어있듯 두번의 세계대전과 민족전쟁, 이념의 대립과 혁명에 대한 사진과 설명이 많다. 타이타닉이나 미국의 금주령, 쿠클럭스클랜 같은 사진도 있어서 근대의 사회, 문화, 정치적인 이야기도 읽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그 많은 이야기를 담기에는 좀 무리인 것 같다. 세계사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있다면 한 장의 사진 속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읽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관련된 역사적 사건을 보여주는 수많은 사진들 중에 왜 이 사진 한 장을 골랐을까 싶은 사진도 있어서 개인적으로 아주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었다.
한국전쟁에 대해 지극히 작가의 관점에 의해 냉전시대의 최초 대리전이라고만 언급되고 있는 것과 체 게바라와 피델 카스트로의 웃는 사진 설명에서 체 게바라는 혁명에 집착하여 볼리비아에서 반란을 조장하다 처형당했으며 카스트로는 이후에도 쿠바를 이끌었다는 표현은 왠지 '진정한 해방가는 민중'이라고 말한 체 게바라의 인용글과는 좀 상반되는 느낌이 들어 역사를 보는 관점과 시대를 대표하는 사진을 골라내는 시각 역시 주관적일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진에 대해 잘 몰라서 색을 입힌 사진의 가치 역시 못느끼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몇몇 사진은 처참한 모습때문에 오히려 흑백으로 보는 것이 낫겠다 싶기도 하고, 시신의 모습은 그렇다 하지만 솔직히 '해방'이라고 붙어있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사진은 도저히 현실의 모습을 찍은 사진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만큼 수용소에서의 궁핍하고 고된 생활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 좀 충격적이기도 했다. 솔직히 설렁설렁 거리며 사진을 보고 시대적 상황과 역사를 떠올려보기는 했지만 선명한 사진과는 달리 세게사에 대한 인식은 그다지 선명하지는 않다는 것을 인지게 되기도 했지만 말이다.
세계의 역사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독재와 인종차별, 해방과 혁명, 민족과 종교를 빙자한 전쟁과 학살이 많았던 - 물론 지금도 역시 그 어리석은 전쟁이 되풀이 되고 있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역사속으로 사라졌지만 또 새로운 사람들이 역사에 등장하고 어리석은 역사의 반복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