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야간 손님에게는 물건을, 서점 손님에게는 꿈을 파는 것같았다. 꿈을 팔 때는 마음을 채굴하는 기술이 필요했다. 큰따옴표의 꺼풀을 벗겨 작은따옴표 안의 속마음, 작고 세심한 부분을 바라보는 연습을 의식적으로 했다. 몸짓과 표정으로 말하는 사람도있는 반면 속내를 감추는 히키 같은 사람들도 있어 재밌지만 어려운 일이었다. 개성을 이해하고 알아가는 건 새로운 세상을 배우는 일이었고 난 이 관찰이 별을 보는 것만큼이나 흥미로웠다. - P113


물론 최고의 복지는 틈틈이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작가가 숨겨놓은 은유와 상징에서 보물 같은 해석을 찾아낼 때면 마치함께 호흡하는 듯했다. 내 현실과 소설의 상황을 직조해 새로운 이야기가 탄생하는 놀라움, 나아가 다양한 주인공을 내면화하면서이해와 경험의 폭이 넓어지는 것을 느꼈다. 어른이 된 기분. 내 세상은 타인이 유입될수록 커졌다. 자유자재로 모양을 바꾸는 터지지 않는 풍선같이 시가 들어오면 움직이는 시가 됐고 불의에 맞서는 주인공이 들어오면 눈에 불을 켠 영웅이 됐다.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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