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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식물학 잡학사전
다나카 오사무 지음, 김수경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4년 6월
평점 :
책 제목을 통해 그 책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는데 이 책이야말로 '한번 읽으면 누구나 생활속 식물학자가 된다! 똑똑한 식물학 잡학 사전'이라는 제목과 부제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이건 그러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지 그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무엇인지는 책을 읽어야만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내용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 목차를 살펴보면 뭔가 익숙한 내용인 것 같으면서도 생각해보지 못한 것들이 있어서 흥미를 유발한다. 식물은 당연히 태양을 향해 위로 자라는 것이다,라는 당위성으로만 알고 있는 것에 대해 과학적인 증명을 들이밀고 있다. 궁금하지 않을 수 없지않은가.
씨없는 수박, 씨없는 포도 등 과일의 씨를 없애는 종을 개발한다고 생각했는데 뜻밖에 씨 있는 바나나가 있다. 원래 바나나에는 씨가 있었는데 - 바나나 먹을 때 끝부분의 까만 것이 퇴화된 씨라고 보면 된다는데 - 지금은 씨가 사라지고 없다. 이배체가 돌연변이로 탄생한 삼배체가 되며 씨가 사라졌다는 것이라고 한다. 식물의 생존 방식을 떠올려볼 때 씨가 있는 과실은 동물이 먹고 배설을 통해 번식할 수 있는 상태가 되기 위해 크지 않는다고 하는데 단위결과로 인해 과실이 커질수도 있다.
사실 이런 설명들은 과학적인 데이터와 분석의 결과겠지만 과육을 크고 맛있게 키우기 위한 인위적인 배양액과 환경을 만들기도 하는 것을 생각하면 그렇게 반가운 이야기만은 아니다.
좀 더 깊이있는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부분이 있기도 하지만 이 책이 식물학 전문서라기보다는 대중적으로 식물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는 책이라는 걸 생각하면 적당한 관심유도를 이끌어내고 있어서 적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식물을 키우고 있어서, 아니 키우고 있는 식물들을 죽여먹지 않는 기본적인 것을 넘겨 튼튼하게 잘 키워보고 싶은 마음이 숙물에 대해 더 잘알고 싶어져서 이 책을 펼쳤는데 꽤 도움이 되는 글도 있고 흥미로운 상식도 알게 되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예전에 식물이 꽃을 피우지 않는 이유의 하나가 물과 영양, 빛 등 성장에 완벽한 환경이 꽃을 피울 필요를 만들지 않기 때문이라고 들었었는데, 적당한 스트레스가 이쁜 꽃을 피우는 조건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좀 놀라웠다. 이 책에서는 식물에 물을 줄 때 쓰다듬는 접촉을 해 주면 에틸렌이 나오면서 식물이 영양제 없이 튼튼하고 웃자라지 않게 할 수 있다는데 이것이 에전에 들었던 식물의 스트레스일까 궁금해졌다. 생각해보면 적당한 스트레스가 어떤 측면에서는 우리에게도 도움이 되기도 한다고 하니 다 같은 말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아무튼 이제는 화분에 물을 주면서 슬쩍 손으로 쓰담쓰담 해주고 있기는 하다. 장마철 지나고 몰라보게 튼튼해져갈 다육이들을 기대해보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