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행성
김소희 지음 / 아름드리미디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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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명칭은 먼지 행성이지만 사람들은 쓰레기 별,이라 부른다.

이렇게 시작하고 있는 먼지 행성의 이야기는 SF 만화로 볼 수 있겠지만 슬프게도 바로 우리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가족이 아닌 이들이 모여 가족을 이루고 모두가 버린 쓰레기 더미 속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그들은 결코 쓰레기가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내게 필요가 없다고 그것이 바로 쓰레기인 것이 아니며 모든 존재는 다 그 존재만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 역시 잊으면 안된다.


먼지 행성에는 어린 리나와 펫로봇고양이 깜, 나오와 츄리가 살고 있다. 다른 행성에서 버린 쓰레기들을 캡슐에 모아 먼지 행성에 버리면 나오와 츄리, 리나가 그 쓰레기 더미에서 다시 쓸 수 있는 것들을 찾아내 상인에게 되팔기도 하고 폐기된 베터리를 발견하면 깜에게 줄 식량으로 재활용하기도 한다. 

어린 리나가 먼지 행성으로 오게 된 것도 리나가 아기였을 때 쓰레기 캡슐안에 넣어져 버려졌기 때문이다. 리나를 발견한 나오와 츄리는 리나를 구해 키우며 함께 지냈고, 펫로봇 깜은 리나가 자신처럼 버려진 것을 구해낸 것이다. 

이들은 가족처럼 서로 의지하며 생활을 해 나가고 있는데 비용절감이 되는 새로운 기기의 발명으로 먼지 행성이 폐쇄될지 모른다는 소문을 듣게 된다. 사랑하는 딸을 원인모를 사고로 잃고 먼지 행성으로 들어 온 나오는 리나를 위해서라도 새로운 행성을 찾아 떠나야 함을 느끼고 이주계획을 짜며 이주 준비를 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리나는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불빛이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그 빛을 찾아 깜이와 함께 계곡 너머의 세상으로 나아간다. 그 불빛 역시 결국 그곳에 버려진 로봇의 눈에서 반사된 빛이라는 걸 확인하게 되지만, 리나는 집 너머에 있는 먼지 행성의 아름다운 모습을 발견하며 쓰레기 별이 되기 전의 세상을 생각해보게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렇게 만나게 된 로봇에 내장된 과거의 기록들을 보게 되는데......


'먼지 행성'의 모든 이야기가 한편의 영화처럼 흘러가면서도 섬세한 감정 표현을 잊지않고 해 주고 있어서 조금씩 몰입하면서 읽게 되는 그래픽노블이다. 등장인물 각각의 서사가 담겨도 좋았겠지만 중심이 되는 서사는 나오의 이야기이며 그가 이해할 수 없었던 딸의 죽음에 대한 이유가 밝혀지며 그것을 나오와 같은 유가족들에게 전해야하는 책임을 갖고 리나는 떠나게 된다. 과거를 이겨내고 현재를 살아가며 가족과 같은 이들의 도움을 받아 리나의 미래가 펼쳐지게 되는 이야기에 담겨있는 의미는 너무나 많아 뒷장으로 갈수록 책장을 넘기는 것이 더디게 되고 생각도 많아지게 되고 무엇보다 감정이입이 되면서 슬프지만 이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떠올리게 된다. 그런데 그것이 그리 싫지만은 않다. 

그것은 암담한 현실과 비극적인 미래를 바라보고 있으면서도 더 나은 날을 살아낼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갖게 되는 것과 같은 그런 마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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