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바꾼 전쟁의 역사 - 미국 독립 전쟁부터 걸프전까지, 전쟁의 승패를 가른 과학적 사건들
박영욱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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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기술의 발전은 애초에 군사작전용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 '과학이 바꾼 전쟁의 역사'는 그런 생각의 연장으로 궁금한 것들이 많았다. 사실 노벨이 만들어낸 다이너마이트가 수많은 인명을 살상하는 무기로 사용되면서 세간의 지탄을 받았지만 노벨은 엄청난 상금을 수여하는 노벨상을 만들어 과학기술이 또 다른 방식으로 인류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랐다는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이야기이다. 2차세계대전의 끝은 핵무기를 개발하고 핵폭탄이 투하되며 결국 일본의 항복 선언을 이끌어 낸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고. 

내가 이 책에서 기대한 것은 어쩌면 그런 극적인 세계사 속의 전쟁의 역사를 알게 되는 것이었다. 과학보다는 세계사에 더 중심을 둬서 그런지 책을 처음 읽었을 때는 그리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한 국가의 위상과 경쟁력은 대체로 경제적 부와 군사력에 의해 좌우된다. 이 경제력과 군사력을 결정짓는 공통분모가 바로 그 나라 '과학기술의 힘' 이라는 점 또한 현대 국가의 특성이다."(65) 근대까지 과학은 자연철학으로 불리며 상류층의 전유물처럼 이어져왔고 기술은 생산이나 장인문화를 중심으로 발전해왔다는 것은 현대의 의사가 같은 기술자라 하더라도 과학기술자보다 의료인으로 좀 더 우대를 받는 것과 비슷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점차 과학기술이 국가 경쟁력이 되어가고 있는데 그에 대한 적나라한 표현이 바로 '부와 군사력'인 것 아닐까.


공기 중 질소로부터 암모니아를 추출해 유기화학비료의 생산으로 식량난 해소에 큰 기여를 했다는 과학자 하버는 1차 세계대전에 최초로 사용한 독가스를 개발한 과학자이기도 하다.  '과학자는 인류의 영웅이 될 수도 있고, 수천만명의 목숨을 뺏는 전범이 될 수도 있다"(110)는 글은 과학이 바꾼 전쟁의 역사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뿐만 아니라 과학기술의 발전이 아무런 철학이 없으면 과연 '발전'이라고 할 수 있는가 생각해봐야 함을 말하고 있는 것 같다. 


독가스와 지뢰에서 핵폭탄으로 이제는 더 강력한 수소폭탄까지 만들어지며 세계대전이 일어난다면 정말 지구의 반이 날아갈수도 있을 것이라는 말이 그저 농담으로만 들리지는 않는다. 

적의 레이더망에 잡히지 않는다는 최신기술의 스텔스 전투기는 훈련중 긴급한 상황에서 전투기를 찾으려해도 아군에게조차 그 위치파악이 안되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은 뉴스를 통해 알았다. 전시상황이 아닌 훈련 중 스텔스기가 도시에 떨어지기라도 한다면 어떻게 될까, 생각만 해도 끔찍한 상황이 상상된다. 

물론 로봇 역시 전투력 상승을 위해 개발되기 시작했지만 여러곳에 응용이 되면서 지체장애인들의 일상에 도움이 되고 사람에게는 위험한 공간에 대체투입이 되는 등 인류를 비롯한 생명체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 역시 간과할수는 없다. 


냉전시대, 남북이 대립하고 있는 우리에게는 과학의 발전도 중요하고 국력,이라 쓰고 군사력이라 읽는 국가의 위상 역시 무시할수만은 없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 생각이 떠오르는데 이 생각의 연결고리가 되는 과학이 바꾼 전쟁의 역사는 흥미로운 주제가 많은 것에 더해 철학적 사유를 할 필요가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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