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이 넘은 뒤로 관계를 대하는 나의 태도에 몇 가지 변화가 생겼다. 사사로운 오해와 다툼을 일으킬 만한 행동에 예민해졌고 무엇보다 더는 우정에 연연하지 않게 됐다. 베스트 프렌드나 소울메이트 대신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의 응원과 조언을 나누는 친구 몇 명만을 곁에 두는 게 좋다. 하지만 가끔은 이런 의구심이 고개를 들곤 한다. 어쩌면 내가 인간관계를 화단의 장미처럼 예쁘고 보기 좋게 가꾸려 하는 것은 아닐까. 종잡을 수 없는 감정의 파도를 감당하기에 나는 너무지친 것일까 혹은 두려운 것일까. 열일곱 살의 내게는 있고 지금의 내게는 없는 그것을 되찾고 싶은 마음은 독일까, 약일까.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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