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티시아스는 코락스에게서 법정 논쟁의 기술을 배웠지만, 정해진 학비를 스승에게 지불하지 않았다. 결국 코락스는 티시아스를 법정에 고소했고, 두 사람은 불꽃 튀는 법률 논쟁을 통해 각자의 ‘말에 대한 학문‘
실력을 뽐내게 된다. 두 사람의 법정 진술을 대화로 각색해보면 다음과같다. 먼저 티시아스의 주장이다.
존경하는 재판관님, 저는 코락스 선생님에게 학비를 지불할 수 없습니다. 저는 법정에서 승리할 수 있는 법을 가르쳐주는 조건으로 코락스 선생님에게 학비 지불을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보십시오. 저는 지금 법정에 고소를 당했습니다. 제가 만약 이 재판에서 진다면, 그것은 코락스 선생님이절 잘못 가르쳤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에는 제가 학비를 납부할 의무가 없습니다. 그러면 반대로 제가 이 재판에서 이긴다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납부할 필요가 없어지겠지요. 자, 보십시오. 이게 바로 제가 코락스 선생님에게 학비를 납부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티시아스의 주장에 맞서 코락스가 법정에서 자신의 주장을 펼친다.
존경하는 재판관님, 제 억울한 사정을 들어주십시오. 저는 최선을 다해티시아스를 가르쳤습니다. 정해진 학비를 납부해야 한다는 계약을 맺고,
티시아스에게 법정 변론의 기술을 전수해주었던 것입니다. 제 주장은 이렇습니다. 만약 티시아스가 이 재판에서 이긴다면, 그것은 제가 티시아스를 잘 가르친 덕분입니다. 이 경우 사전에 맺은 계약대로 제게 학비를 납부해야 합니다. 하지만 티시아스가 법정에서 패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럼 두말할 필요도 없이 티시아스가 제게 학비를 지불해야 합니다. 이처럼어떤 경우에도 티시아스는 제게 학비를 납부해야 한다는 것을 이 법정에서 주장하고자 합니다.
시라쿠사의 재판관은 어떻게 판결을 내렸을까? 전설처럼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재판관과 배심원들은 한목소리로 ˝카카우 코라코스카콘 오온Kakou Korakos Kakon oon˝을 외쳤다고 한다. 스승의 이름 코락스가 까마귀를 뜻하는 그리스어 ‘Koraki‘ 와 발음이 비슷하다는 점을 풍자한 것인데, ‘나쁜 까마귀가 나쁜 알을 낳는다‘란 뜻이다. 잘못된 스승밑에서 잘못된 제자가 나왔음을 풍자하는 명판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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