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이주하기 위해 우리 가족은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내놓아야 했다. 잃어버린 수입, 비행기 삯, 몇 년 동안 들어간 변호사 수임료, 비자와 서류 작업 비용 등까지 모두 통행료로 지불해야 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보다 더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했는데, 우리의 모국어를 잃고, 우리의 친구를 잃고, 우리의 문화를 잃고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서로가 서로를 잃어야 했던 것이다. - P261

두 번의 이민자 생활을 겪은 사람으로서 나는 인생 대부분을 외롭게 지냈다. 솔직히 말하면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여러 버전으로 나 자신을 설명해 왔지만아직도 주변 사람들과 내가 조금은 다르다고 느낀다.
그러나 이 또한 외국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의 일부다. 우리 모두는 언어와 문화, 눈에 보이지 않는 과거라는 거대한 덩어리에 종속되어 있다. 이것들은 우리를 짓누르기도 하지만 우리에게 존엄을 부여하기도 한다. 가끔 나는 공장에서 일하던 유년 시절의 내 모습을 떠올리곤 한다. 감시원의눈을 피하기 위해 거대한 쓰레기통 속 산처럼 쌓인 옷 더미 아래 숨어 겨우겨우 숨을 쉬던 그 시절의 나를 말이다. 살기 위해 기를 쓰고 숨을 들이쉬던 그 시절, 나는 언젠가 이 무거운 옷더미들을 내던지고 당당히 일어서서 마침내 나 자신을 이 세상에 드러내겠다고 말없이 다짐했다. - P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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