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이 닮았다 - 과학적이고 정치적인 유전학 연대기 사이언스 클래식 39
칼 짐머 지음, 이민아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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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늦둥이를 임신했다고 했을 때 내가 가장 먼저 떠올린 생각은 친구가 생각이상으로 건강한가보다,였다. 그런데 산모의 나이가 많으면 태아가 다운증후군일 확률이 높다며 검사를 권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좀 놀랐었다. 과학적인 확률로 가능성이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 그 확률에 걸리는 사람은 몇퍼센트나 될까.

이 책의 저자 칼 짐머 역시 아내가 첫 아이를 임신했을 때 유전과 관련해 무서운(!) 상담을 받아야 했다. 유전이라는 것은 단순하게는 닮은 꼴을 만들어내는 것이기도 하지만 결핍을 이어받는 것이기도 하다는 것을 떠올리며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스토리텔링처럼 이어지는 에피소드를 통한 과학 실험 결과의 설명은 어렵지않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 사실 중간에 펄 벅의 이름이 등장해 그 노벨문학상 작가 펄 벅일까 싶었는데 언젠가 들었었던 가족사가 유전과 관련해 풀어놓고 있어 몰입하여 읽을 수 있기도 했다. 


이 책은 유전과 관련하여 DNA가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이야기에 더하여 아직 과학이 밝혀내지 못한 이야기도 담고 있다. 유전적으로 우성 인자가 열성 인자를 이겨 전달된다고 하지만 자료 데이터를 통해 환경적인 요인이 유전자를 이기기도 한다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이야기는 아니다. 부모의 작은 키를 이어받아 아이 역시 키가 작을까봐 어릴때부터 키성장을 위한 노력을 하는 것 역시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임을 알겠다. 

가장 놀라웠던 이야기는 키메라였다. 자신의 아이와 유전자 검사를 했는데 일치하지 않아 유괴혐의를 받고 아이마저 빼앗길 처지가 된 엄마가 억울함을 이야기할때도 그 결과에 대해 전혀 짐작할 수가 없었는데, 그 엄마의 변호사가 다른 판례를 통해  셋째 아이를 낳는 모습을 확인하고 유전자 검사를 했더니 역시나 아이와 엄마는 일치하지 않는 결과가 나왔었던 또 다른 엄마의 사례를 들어 여러 세포를 검출 해 다시 유전자 검사를 했는데 아이와 일치하기도 했지만 또 전혀 일치하지 않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내 몸안에 내 세포가 아닌 다른 세포가 있을수도 있다, 라는 생각을 하면 이것이 과학일까 비과학일까 의심스러웠을 것인데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라니.


"유전자 유전이라는 단면적 개념에만 의존한다면 우리는 자연 세게를 이해할 수 없다. 그런데 과학자들 사이에서 유전의 정의를 다시 확장해 다른 경로들, 즉 문화든 후성 유전 표지자든, 숙주에게 편승하는 미생물이든, 혹은 우리가 아직 알지 못하는 다른 어떤 통로들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630)는 것은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유전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정리해주고 있는 것 같다. 


[웃음이 닮았다]는 '과학적이고 정치적인 유전학 연대기'라는 부제가 붙어있어서 괜스레 어려운 과학이야기가 아닐까 싶지만 실제 인물들의 사레를 통해 유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어 어렵지 않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으니 유전의 역사에 대해, 현재에서 미래로 이어지는 이야기에 관심이 있다면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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