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부모님은 내가 외과 의사가 되기를 바라셨지만 난 심리학을 선택했어. 그게 세상에서 가장 어렵다고 생각했거든.˝
˝왜죠?˝
˝외과 수술엔 규칙이 있어. 풀어야 할 문제는 기술적이고 분명히 실재해. 반면 심리학은 그보다 본능과 공감에 많이 의지하지. 의사는 작업의 결과를 눈으로 똑똑히 확인할 수 있어. 수술후 모든 답이 풀리거든. 자신이 내린 결정이 옳았는지, 아니면틀렸는지. 앞을 내다보고, 뒤를 이해하면서. 그게 바로 우리 인간이 사는 방식 아니겠어? 하지만 심리학자는 확신이란 게 없어. 뇌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필요한 부분을 재배열할 수도 없고 손끝으로 구멍을 찾아볼 수도 없지, 설령 찾는다 해도 봉합선과 죔쇠로는 고쳐지지도 않아. 그래도 난 그래보려고 무던히애를 써. 하다못해 종잇조각이라도 끼워 구멍을 메워보려고 하지 고치고, 보상하고. 내가 쓸 수 있는 도구는 오로지 말과 아이디어와 생각뿐이야.˝
˝세상을 치유하고 싶어요?˝ 나는 말한다.
˝어쩌면 나 자신을 구제하고 싶은 건지도 몰라.˝
너무나도 깔끔하고 완벽한 답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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