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른다. 그 말이 진실이라고 생각했다. 인간에게는 이해를 뛰어넘은 감각이라는 게 있다. 알고 있는지식 따위, 실제로는 그리 많지 않다. 이 세계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알지 못하는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나도 모른다, 라는 그 겸허함이 멋있게 느껴졌다. 높직이 쌓아 올린 저 책들 속에 과연 얼마나 정답이 들어 있을까. 오히려 나도 모른다, 라는 히사나의 대답 속에 진실이 잠들어 있다. 거짓 없는 정직함과 품이 넉넉한 다정함, 그리고 한없는 성의가 담겨 있다.

"왜 나한테 이렇게 잘해줘?"
렌지가 과거를 다시 떠올리며 물었다.
‘학교 친구는 없어? 나한테 와 봤자 너무 따분하잖아."
말없이 미소를 지으며 히사나는 그런 렌지를 바라보았다.
히사나, 넌 어떻게 그렇게 다정해?"
어린 시절의 렌지는 부모의 따스함이라고는 접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혈육도 아닌 히사나는 그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만큼 다정하게 대해 주었다.
"글쎄. 왤까? 나도 몰라."
히사나가 킥킥 웃으며 말했다. 렌지는 그 대답이 무척 마음에들었다. 나도 모른다. 그 말이 진실이라고 생각했다. 인간에게는 이해를 뛰어넘은 감각이라는 게 있다. 알고 있는지식 따위, 실제로는 그리 많지 않다. 이 세계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알지 못하는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나도 모른다, 라는 그 겸허함이 멋있게느껴졌다. 높직이 쌓아 올린 저 책들 속에 과연 얼마나 정답이 들어 있을까. 오히려 나도 모른다, 라는 히사나의 대답 속에 진실이잠들어 있다. 거짓 없는 정직함과 품이 넉넉한 다정함, 그리고 한없는 성의가 담겨 있다. - P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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