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라고 쓰고서 나는 잠깐 생각한다...라는 노래가 유행하던 시대를 살았구나, 나는.)

어쨌거나, 오늘은 월급날. 오랜만에 점심에 귀찮은 생각하지 말고 밖에 나가서 좀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거 사와서 먹어야겠다. 바로 옆 빵집에 가는 것도 귀찮아서 안에 있는 라면 끓여먹을까, 싶었는데.

어제에 이어 오늘도 무기력증이 내 온몸을 휘감으면서 '제껴, 제껴~ 모든 걸 다 제껴~' 노랠 불러댄다. 만사 팽개쳐두고 신나게 놀 것 도 아니면서 이 무슨 횡포인게냐.

세상에 대해 점점 더 삭막해지려 하고 있지만, 그렇게 되면 언젠가 나 스스로 질식해 죽어버릴지도 모르기때문에 가끔씩 바보짓을 하기로 했다. 어쩌면 친절함,이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또 누군가는 바보짓이라고 할지도 모르겠고, 한편으로는 정말 쓸데없는 짓이겠지만.
뭔 상관이람. 이런 삶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는게지.

 

아, 그런데 갑자기 생각나버렸다. 최저생계비. 올해 한끼 식사비용 일천구백원으로 뭘 사먹을꺼냐...고민하는 학생들을 보니. 애들이 편의점에서 사먹는 삼각김밥,은 정말 식사 대용이 아니라 간식 대용인거다. 그 주먹밥조차 두개밖에 못 산다. 맛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해도 천원김밥 집에서 사먹을 수 있는 김밥도 한 줄. 백원이 모자라 두 줄 사먹을 수 도 없다.
힘든 육체 노동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김밥 한 줄은 한끼 식사로 택도없다. 사무실에 가만히 앉아서 선풍기 바람 쐬며 책이나 읽어대는 나 조차 김밥 한 줄로 식사가 된다고 생각하질 않는데.

나라는 녀석은 그런거다. 아침에 일천구백원의 가치에 대해 사뭇 심각해져있다가도... 월급 명세서 받아들고 점심에 푸지게 먹어야지 생각하고 있는.
그리고 이제는 많이 뻔뻔해졌다. 그래서, 당신이 내게 돌을 던지고 싶다면 던져라. 이제 나는 그런 돌에는 아픈 감각도 없다, 라는.

하나 덧붙이자면.
부모님 모시고 온가족이 다 같이 청도에서 휴가를 보내자,라는 계획이 무너졌다. 자, 이제 내 휴가는 어찌 써야 하는겐가.... 혼자서는 도저히 어딘가로 떠날 모험심이 없는 소심쟁이 치카, 고민에 빠지다. 싸이홈피를 봤더니 2년전 휴가,는 독일에서 세계청년대회를, 그보다 2년 전에는 조카녀석들 손잡고 유럽 관광을, 그보다 2년 전 휴가는......
그래서 올해도 떠나야 한다고 우기고 싶은겐가.
어쩌나... 같이 손잡고 갈 사람이 없는데. 난 여행생활자가 아니야. 단순 관광 생활자인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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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7-07-20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몸 생각해서 철분 많은 음식 먹고 책여행이라는 것도 있응께...

chika 2007-07-20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점심으로 2인분을 먹어주셨어요! 오오~ 위대하셔라 치카의 위! ;;;;;

단골집 아줌마는 두 줄 주시겠지요. 전 단골이 없어요! OTL
위에 썼다시피 전 한줄로 한끼 아니되옵! 췟! 그리 몸이 가늘어서야 어디.. 맞는 옷 있수?=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