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옙스키는 아름다움의 비밀을 탐구한 작가다. 그의 소설에서 아름다움(美)은 진(眞)과 선(善)을 그 안에서 포괄하고 있다. 인간의 감각에서 아름다움은 유일하게 현시될 수 있는 것으로 인간이지각할 수 없는 진과 선의 육화다. 그리하여 아름다움은 진과 선의
‘보이지 않는 추상성‘이 ‘보이는 이미지‘로 현현된 것이다.
여기서 아름다움은 윤리학을 넘어 종교적 미학과 만나면서 의미의 지평이 확대된다. 아름다움은 진과 선이라는 추상의 영역으로부터 ‘신성한 물질성‘의 영역으로 강림하게 된다. 이 강림한 아름다움이 바로 성스러움이다. 도스토옙스키에게 최고의 아름다움은 성스러움으로, 그의 소설에서 최고의 아름다움은 항상 초월적인 성스러움과 함께한다. 138